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최대 완성차 업체 도요타의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급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 실무진이 합작사를 포함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5일 알려졌다. 미국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합작사 형태로 운용한다면 20기가와트시(GWh) 규모가 유력하다. 양사는 상반기 내에 배터리 협력에 대한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선 혼다에 이어 폭스바겐과 함께 글로벌 완성차 업계 수위를 다투를 도요타와 협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간 도요타가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와 수소차에 주력했다는 점, 이미 파나소닉과 프라임플래닛에너지앤솔루션(프라임플래닛)이라는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칼을 뽑았다고 봐야한다.
북미에선 도요타 종합상사 자회사인 도요타통상이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한 상태다. 3250억엔(약 3조1700억원)이 투자될 계획이다. 파나소닉과의 합작사인 프라임플래닛에너지는 각형 배터리 전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한다는 것은 파우치형 배터리를 북미 시장용 전기차에 사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프라임플래닛에너지는 일본, LG에너지솔루션과 북미에서 각각 배터리를 생산해 도요타가 완성차로 만드는 '투트랙'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EV볼륨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도요타의 순수전기차 침투율은 고작 0.1%에 불과하다. 폭스바겐 7.4%, 제너럴모터스(GM) 12.3%, 현대기아차그룹 7.7%, 스텔란티스 5.9%와 비교하면 한참 뒤떨어져 있다. 대신 하이브리드차 침투율이 34.8%로 가장 높다.
그러나 완성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배터리 확보가 필요해졌다. 지난해 9월 도요타가 오는 2030년까지 배터리 생산에만 2조엔(약 20조원)을 투자해 280GWh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한 배경이다. 일단 2026년 이전끼지 일본과 미국에서 최대 4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8월 혼다와 북미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발표한 바 있다. 44억달러(약 5조9400억원) 투자해 미국에 4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이다. 2021년 64GWh에서 2023년 143GWh, 2025년 453GWh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연 평균 성장률은 63%에 달한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