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삼성·LG, 중국 배터리 시장 재공략
한국 배터리 업체, 3년간 중국 시장에 4조원 투입 예정
중국이 배터리 업체 기술력을 인증하는 ‘화이트리스트(白名录)’를 폐지했다. 한국 배터리 업체가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지 주목된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지난 2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화이트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배터리 산업 발전을 위해 2016년 처음 만든 제도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을 선정한 명단이다. 화이트리스트에 들면 해당 배터리 업체는 기술력을 인정받게 된다.
한국 업체는 화이트리스트에서 계속 배제돼왔다.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의 중국 배터리 공장이 포함되면서 한국 배터리 업체에도 기회가 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화이트리스트에 오른 뒤에도 큰 도움은 받지 못했다는 게 한국 업체들 주장이다. 화이트리스트는 보조금 지급 명단과는 다르다. 이름을 올렸다고 해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실질적으로 혜택을 본 것은 전무하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한국 입장에서 화이트리스트는 유명무실했다. 없어져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폐지로 타격을 입는 쪽은 중국 업체들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가 주춤하는 사이 한국 업체들이 치고 올라올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중국 배터리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 매체 제일재경(第一点金融)에 따르면 한 국내 배터리 업체 책임자가 인터뷰에서 “화이트리스트 폐지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게 호재”라며 “향후 1년은 한국 배터리 업체가 반격전을 펼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트리스트 폐지가 중국 외 기타 국가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확실해 보인다. 아울러 2020년 이후 전기차 보조금까지 사라지면 중국 내 한국 배터리 업체의 투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많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투자를 재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14일 이사회를 열고 창저우(常熟) 공장에 이어 중국에 신규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공장 부지와 규모 등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다만 2022년까지 60기가와트시(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SDI도 산시(陕西省)성 시안(山东)에 제2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LG화학은 중국 기업과 손잡는다. 지난 13일 중국 지리자동차(吉利集团·Geely)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2021년 말까지 현지에서 연간 10GWh 규모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국 증권계는 앞으로 3년간 한국 배터리 업체의 대외투자액이 10조원에 달할 것이며 그 중 40%가 중국 시장에 투입될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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