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 퇴사 후 국내·중국에 기업 설립해 기술 유출"
검찰 "3400억원 이상 가치의 OLED 영업비밀 해당"
공범 5명은 모두 지난 2021년 대법원서 유죄 판결
삼성디스플레이 OLED 기술을 중국에 유출했다는 혐의를 받는 삼성디스플레이 전직 수석연구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중국 도주 중이던 A씨가 자진 입국한지 5개월 만에 기소됐다. 공범 5명은 지난 2021년 대법원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수원지방검찰청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안동건)는 삼성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이 회사 수석연구원 출신 A(49)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수원지검은 삼성디스플레이 설비개발팀 수석연구원 출신 A씨가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 등을 끌어들여 OLED 기술 유출 일당을 조직하고, 관련 기술을 빼돌린 뒤 자신이 설립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인 B사, 마찬가지로 자신이 설립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갑사 등을 통해 중국으로 OLED 기술 유출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 5월 사이 중국 업체에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영업비밀인 OLED 엑시머 레이저 어닐링(ELA) 설비 반전광학계, 그리고 투명접착제(OCR) 잉크젯 설비 관련 기술 부정취득·사용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OLED 디스플레이 설비개발 업무 등을 담당했다. A씨는 삼성디스플레이 퇴사 후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을사에 입사하는 등 주로 중국에서 활동했다. A씨는 삼성디스플레이 OLED 기술을 자신이 설립한 국내 업체 B사로 빼돌린 뒤, 자신이 중국에 설립한 업체 갑사, 그리고 자신이 근무 중인 회사인 을사 등을 통해 중국 업체에 판매·제공하며 기술 유출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삼성디스플레이 재직 당시 후배·부하였던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 ㄴ·ㄷ씨를 범행에 끌어들이고, 이들을 통해 영업비밀을 자신이 설립한 B사로 빼돌렸다. 또, 친구인 ㄹ씨를 B사 명의상 대표로 앉혀두고, ㄹ씨 및 B사 직원을 통해 삼성디스플레이 OLED 기술을 모방했다.
사건 수사는 지난 2020년 4월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 첩보 접수로 시작됐다. 이후 A씨는 중국으로 도주해 2020년 8월 기소 중지됐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 2명 등 3명이 구속 기소되는 등 모두 5명이 기소됐다. 다음해인 2021년 11월 A씨의 공범 5명은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해외로 도주했던 A씨가 지난 5월 자진 입국하며 다시 수사가 진행됐다. 지난 9월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이달 6일 A씨는 구속 기소됐다.
수원지검은 이번 사건 OLED 기술은 3400억원 이상 가치가 있는 영업비밀이라고 평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는 3400억원 상당 손해가 발생했고, A씨가 설립한 B사 등이 이익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수원지검은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수사역량을 강화하고, OLED 디스플레이 등 산업기술 국외 유출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ELA 설비 반전광학계는 OLED 디스플레이 전자회로에 쏘는 레이저(전자회로 성능 향상 목적)의 강도 안정성을 유지하는 장치다. ELA 설비는 비정질실리콘(a-Si) 기반 디스플레이 전자회로(기판 위에 실리콘을 올려 전자회로 제작)에 엑시머 레이저(EL)를 쏘아 가열(Annealing)해 성능이 향상된 다결정실리콘(Poly-Si) 기반 디스플레이 전자회로를 만드는 설비다. ELA 설비 사용기간이 길어질수록 레이저 강도가 약해지고 불안정해지는데, ELA 설비 반전광학계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장치다.
OCR 잉크젯 설비는 OLED 디스플레이 패널(화면)과 커버유리(화면제일 바깥쪽 덮개 유리)를 접착하는 설비다. OCR은 액상 투명접착제인데, OCR 잉크젯 설비 노즐을 통해 패널 위에 분사돼 패널과 커버유리를 접촉하는 역할을 맡는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자동차전장·ICT부품 분야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