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동 테크인사이츠 수석부사장 인터뷰
"삼성, 초기에는 로직 다이 위·아래에만 HBI 적용"
"SK하이닉스 HBM 24단까지 TC 본딩 적용 목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고단 적층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르면 2년 내 16단 제품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현재 양산 중인 최고층 제품은 HBM3 12단 제품이다. 아마존웹서비스가 최근 공개한 '트레이니움(Trainium) 2' 등에 탑재됐다. 업계에서는 16단 제품 양산을 위해서는 먼저 폼팩터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12단과 동일한 폼팩터 내 로직다이 1개와 D램 다이 16개를 적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 SK하이닉스는 어드밴스드 MR-MUF(Mass Reflow Molded Underfill)를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수석부사장은 최근 《디일렉》과 인터뷰를 갖고 "하이브리드 본딩이 적용된 (HBM) 엔지니어링 샘플이나 커스텀 샘플이 곧 나올 것"이라며 "초기 적용은 로직다이와 첫 번째 D램 다이를 연결하거나, 로직다이와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를 연결하는 데 사용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경우) 열전도도가 조금 있으면서 유전체 역할을 할 수 있는 막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한 것 같다"며 "이를 통해 (HBM) 높이는 줄이고, 단수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수석부사장이 설명한 막질을 SK하이닉스에서는 어드밴스드 MR-MUF라고 지칭한다.
최 수석부사장은 현재, 양사의 HBM 연구방향이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 SK하이닉스는 어드밴스드 MR-MUF가 주류라고 분석했다. HBM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주문형반도체(ASIC) 등에 쓰이는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로 1개의 로직 다이와 4n개의 D램 다이로 구성된다. 최신 제품인 HBM3 12단 제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산 중이며 양사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HBM을 만들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는 TC(Thermal Compression) 본더로 칩과 칩을 부착한다. 칩 적층과 유전체로는 NCF(Non Conductive Film)를 사용 중이다. 마이크론도 동일한 기법으로 HBM을 만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별도의 열과 압력 없이 플럭스(Flux)를 발라 칩과 칩을 쌓는다. 그다음, MUF를 칩과 칩 사이에 채운 뒤, MR을 통해 칩 부착과 몰딩을 동시에 해결한다.
최 수석부사장은 삼성전자가 HBM 일부 공정에만 하이브리드 본딩을 선제 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직 다이와 제일 아래에 있는 D램 다이를 연결해 폼팩터 공간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이야기다. 또, EMIB와 로직 다이를 연결하는 데 추가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웨이퍼나 다이를 적층해 하나의 반도체를 만드는 방식이다. 입출력(I/O)과 배선 길이 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하이닉스는 16단 이상 제품에서도 TC 본딩과 어드밴스드 MR-MUF를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최 수석부사장은 "HBM의 수요 증가로 관련 기술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2년 뒤부터는 16단이 주력 제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24단까지 (현행의 제조 방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테크인사이츠는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리버스엔지니어링 기업이다. 반도체 기업에 특허 침해 여부를 분석하는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최 수석부사장은 테크인사이츠에서 메모리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자동차전장·ICT부품 분야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