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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이통 불발] ②주주도 몰랐던 '최고 낙찰가의 비밀'
[제4이통 불발] ②주주도 몰랐던 '최고 낙찰가의 비밀'
  • 이진 기자
  • 승인 2024.06.1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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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과기정통부는 거의 1년간 28㎓ 주파수 할당을 통한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출범 절차를 진행했다. 다양한 연구반 가동과 공적 업무 인력을 투입하는 등 막대한 세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6월 14일 기존 선정된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에 대한 계획을 취소하기로 했다. 청문 절차를 거쳐 7월 중으로 최종 결론이 나겠지만, 제4이동통신의 출범은 사실상 무산됐다. 일련의 과정에서 불거진 적정 주파수 여부, 경매제도의 명과 암, 사후 처리 절차 등 풀어가야 할 숙제가 쌓였다. 디일렉은 제4이통 주파수 할당 취소와 관련한 쟁점을 분석하고 향후 과정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다. 

제4이통 출범이 이번에도 불발로 끝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 2010년부터 스테이지엑스까지 총 9번의 제4이통 시도가 무위로 끝나는 셈이다. 정확하게는 25일 청문회 절차가 남았으니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통 도전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할 수 없지만, 사실상 끝났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통 불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금 미비'다.  스테이지엑스가 기존에 정부에 밝혔던 자본금을 확보하지 못했고, 이것이 주파수 할당 취소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스테이지엑스는 왜 약속했던 2050억원을 마련하지 못한 것인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주파수 경매 전후 스테이지엑스 주주 구성과 주식 소유 비율 달라
스테이지엑스가 과기정통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파수 할당 대상 선정 당시 5% 이상 주요주주 6개 중 자본금 납입을 일부 이행한 주주는 스테이지파이브 1개 뿐이다. 주요 주주 5개는 필요 서류 제출 기한인 5월 7일까지 자본금을 납입하지 않았다. 기타 주주 4개 중 2개도 납입을 하지 않았다. 주주 구성과 구성 주주별 주식 소유 비율도 주파수 할당 신청서에 있는 것과 달랐다.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할당 신청 법인이 정부의 인가 없이 구성 주주과 주식 보유 비율을 변경해서는 안된다고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스테이지엑스의 행위는 할당 신청 서류에 기술한 자금 조달 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서약 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할당 대상 법인 신청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과기정통부는 필요사항과 서약 사항의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5월 9일과 5월 21일, 5월 23일 모두 세 차례에 걸쳐 각 구성 주주들의 자본금 납입 증명서를 제출하라고 스테이지엑스에 요청했다. 하지만, 스테이지엑스는 신규 이동통신사업자 지위 확보 이후 출자를 위한 필요 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라고만 답했다. 주파수를 할당 받은 후 투자 등 프로세스를 진행하겠다는 것으로, 현재는 자본금이 없지만 주파수 확보 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스테이지엑스의 이러한 인식은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 취소의 핵심 이유로 꼽힌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 (사진 과기정통부)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 (사진 과기정통부)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 신청서와 주파수 이용 계획서에 자본금을 2050억원이라고 기재해 제출했고, 필요서류 제출 시 이에 현저히 미달하는 자본금이 납입된 상태임을 확인했다"며 "복수의 법률자문 결과, 주파수할당 절차에 관한 규정 및 기존 할당 사례에 근거해 법인 설립 시 자본금으로 2050억원 전액이 납부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본금 납입 시기와 납입 금액을 사업자가 임의로 정해서는 안되며, 사업자 스스로 제출한 신청서와 이용 계획서의 신뢰 역시 담보하기 어렵다"며 "스테이지엑스는 주주와 체결한 출자 요건 확인서에 이동통신사업자 인가 후 두 달 이내에 자본금 납입 여부를 통지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사업자와 주주 간 사적 계약으로 유효할 뿐이며, 정부의 주파수 할당 공고나 관련 법률에는 반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주주 동의 없이 4301억 결정?
스테이지엑스가 자본금을 원활히 확보하지 못한 것은 이 회사가 경매 당시 낙찰가로 써낸 4301억원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과기정통부는 1월 25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주파수 경매를 진행했다.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이 마지막까지 경쟁을 펼쳤고, 더 큰 금액을 제시한 스테이지엑스가 경매의 승자가 됐다. 법인 구성과 자본금 납입 등 필수 절차만 거치면 제4이통으로 가는 데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주파수 경매가 끝난 직후부터 삐걱거리는 이상 현상이 관찰됐다.  앞서 언급한 대로,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경매 전 5% 이상 지분을 갖는 주주로 총 6곳을 확보했다. 이들 중 스테이지파이브를 제외한 나머지 5곳은 경매가 끝난 후인 5월 7일까지 자본금을 내지 않았다. 주요 주주들이 입장을 밝히지 않아 추론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지만, 대다수 주주는 4301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주파수 할당 대가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밀봉 방식인 마지막 입찰가는 당연히 스테이지엑스와 주주 간 합의에 따라 이뤄졌어야 할텐데, 경매 현장과 주주들 간 핫라인이 가동된 것인지 의혹이 있다.  주주의 자본금이 납입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예상해보면, 최종 경매가는 최종 합의된 것이 아닐 수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주주를 배제한 스테이지엑스 핵심 관계자 간 논의 후 주파수 할당 대가를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주주 입장에서는 스테이지엑스 출범 후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얼마든지 기존에 체결한 투자 약속을 철회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주요 구성 주주들로부터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자본금 납입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음을 별도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스테이지엑스는 신규 이동통신사업자를 희망하는 기업으로, 가입자 자체가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만큼 초기 투자비가 적어야만 한다"며 "하지만, 경매 결과 4301억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주파수 할당 대가로 지불하기로 했고, 핵심 장비 구축과 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손익분기 시점 예측 자체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상원 대표는 3년 이내에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고 있지만, 10년 이내에 손익분기를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디일렉=이진 전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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