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 이름이 이음입니다. 무언가를 이어준다는 의미 같은데 회사는 언제, 어디에서 설립하셨습니까?
“작년 10월에 미국 산호세에서 설립했습니다.”- 무엇을 만드는 회사입니까?
“CXL 스위치라는 반도체 칩을 만들고 있습니다. CXL은 데이터센터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각종 장치와 CPU들을 연결해주는 칩입니다. 그리고 반도체 칩뿐만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에코 시스템도 같이 개발하고 있습니다.”- 요즘 CXL이 핫 이슈인데요, CXL은 어떤 기술입니까?
“CXL을 얘기하기 전에 PCIe(Peripheral Component Interconnect Express)라는 프로토콜에 대해서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PCIe는 CPU와 GPU, SSD, 네트워크 카드 등 각종 장치를 연결하는 프로토콜인데, 여기에 CXL 프로토콜을 추가하여 메모리도 연결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 기술은 왜 나온 것입니까?
“CXL은 완전히 새로 나온 개념은 아닙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프로토콜이 존재했습니다. 이런 프로토콜의 필요성은 약 15년 이상 전부터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 이유는 메모리와 CPU의 효율적인 연결을 위해서입니다. 기존에 메모리로는 CPU 바로 근처에 있는 DDR 시스템 메모리만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HPC(고성능 컴퓨팅), 슈퍼컴퓨터에서는 메모리를 스위치 등을 통해 패브릭 형태로 확장하게 되는데, 메모리를 어디에든 배치하고 다양한 CPU나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들이 직접 액세스하도록 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이런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여러 시도가 있었으나, 성공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CXL이 이러한 요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성공적으로 구현한 것입니다.”- 기존에 DDR 인터페이스 쓰는 것과 비교해서 CXL을 쓰면 더 빨라집니까? 아니면 용량 확장이 더 자유로워집니까?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나 메모리를 많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기존의 CPU와 DDR 메모리 구조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DDR 메모리는 용량을 확장하는 데 제약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CPU를 여러 개 배치하고 메모리를 연결하여 사용하지만, 이는 복잡하고 비효율적입니다. 그런데 삼성이나 하이닉스에서 개발 중인 CXL 타입 3 메모리 익스팬더를 통하면 메모리 용량을 크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CPU 여러 개를 인터커넥트해서 쓰는 것보다 CXL 스위치와 타입 3의 조합으로 메모리 풀을 만드는 게 훨씬 더 효율적입니다.”-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데이터센터에서 랙(Rack)을 꺼내 메인보드에 DIMM(Dual Inline Memory Module)을 꽂는 장면이 나오곤 하는데요, CXL 시대가 되면 이런 장면도 바뀌게 됩니까? 무엇이 좋아지는 것인가요?
“전통적으로 메모리는 CPU 근처의 DIMM으로만 존재해 왔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아키텍처에서는 메모리가 CPU 근처를 벗어나 시스템 전반에 걸쳐 위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GPU나 NVMe(Non-Volatile Memory Express) 같은 장치들이 PCIe 스위치 아래에 있는 경우, 이전에는 NVMe 장치가 데이터 입출력을 할 때 항상 CPU를 거쳐야 했습니다. 그러나 CXL 기술을 통해 메모리는 스위치 하부에도 위치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NVMe와 같은 장치들이 스위치에 직접 연결된 메모리에 접근할 수 있게 되어, 데이터 접근 경로가 짧아지고 효율성이 크게 향상됩니다.”- 속도도 빨라집니까?
“DDR DIMM은 높은 대역폭을 제공하지만, 시스템에서는 CPU와 각종 장치들이 수많은 데이터 패킷을 주고받기 때문에 데이터 접근 경로가 짧고 효율적인 것이 중요합니다. CXL 타입 3 메모리 익스팬더 기술을 사용하면 메모리를 시스템 내 어디에나 배치할 수 있어, 장치들이 가장 가까운 메모리에 직접 접근할 수 있게 되어 훨씬 더 시스템에 도움이 됩니다.”- 확장도 자유롭고 또 경로를 조정하는 소프트웨어 역량에 따라서 더 빠르게 메모리에 액세스 할 수 있다는 점에서 CXL이 뜨고 있다고 이해해도 될까요?
“CXL을 사용하면 메모리를 CPU 바로 옆이 아닌 다른 곳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CXL은 타입 1, 2를 통해 GPU와 같은 프로세서를 메모리 근처에 배치할 수 있게 하여, 멀리 있는 CPU가 아니라 메모리 바로 옆의 프로세서가 직접 액세스하고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데이터 경로가 짧아져 효율성이 크게 향상됩니다.”- CXL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CPU나 가속기, 메모리 등이 나오고 내년에 CXL 3.0 버전 이상이 새로 나올 것 같은데 이음에서는 어떤 것을 하고 있습니까?
“회사 이름인 이음은 말 그대로 이어준다는 의미이고 CPU와 각종 장치의 중간에서 서로 연결해주는 CXL 스위치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CPU나 인텔의 시에라 포레스트라든지, 삼성이나 SK하이닉스의 CXL 솔루션 같은 경우는 내부에 스위칭해주는 기능이 들어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데이터센터에서는 많은 장치를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PC처럼 CPU와 마더보드에 직접 NVMe SSD를 꽂는 방식은 한계가 있습니다. CPU는 충분한 슬롯을 제공하지 못하므로, 대규모 메모리나 SSD를 증설할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CXL 스위치를 CPU와 연결하고, 스위치에 있는 여러 개의 슬롯에 메모리나 NVMe SSD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CPU의 슬롯 제한을 극복하고, 더 많은 장치를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스위치가 칩 형태로 나오나요?
“반도체 칩입니다.”- 그 칩은 어디에 꽂는 것입니까?
“서버의 노드 PCB에 스위치가 내장됩니다. SSD를 사용하는 스토리지 시스템, 특히 올 플래시 어레이(All-Flash Array, AFA)의 경우에도 여러 개의 SSD가 장착되며, 이 내부에도 스위치가 들어갑니다.”- 작년 10월에 설립하고 파두로부터 투자를 받으신 겁니까?
“설립 전부터 얘기가 있었고 법인 설립과 동시에 투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 파두(Fadu)는 2015년에 설립된 반도체 설계 전문 팹리스 업체로, 주로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를 개발하고 있다.- 얼마나 받으셨습니까?
“100억 원을 얘기했었고 당시 환율로 850만 달러였습니다. 처음에 1차로 400만 달러, 최근에 2차로 450만 달러를 받았습니다.”- 그러면 기업가치는 얼마로 평가받으신 것인가요?
“600억원으로 기억합니다.”- 현재 파두의 자회사로 편입되어 있죠? 파두의 지분이 60% 이상인 것 같습니다. 창업할 때 과반 이상의 지분을 주고 투자를 받는 경우는 드문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파두 이외에도 미국회사로부터의 제안도 있었습니다. 파두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일반적인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으려면 투자 라운드도 계속 돌아야 하고, 회사 가치를 증명해야 하고, 규모에 맞게 인력도 채워야 하는 등 아주 힘든 일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일 바에는 본연의 개발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저희가 CXL 스위치 칩 아키텍처나 소프트웨어는 충분히 개발해 나가고 있는데 실제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칩 자체에는 경험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죠. 그런데 파두는 우리가 부족한 부분에서 충분한 경험과 기술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장점을 잘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지분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대표님은 이음을 창업하기 전에 어디 계셨습니까?
“첫 직장은 삼성전자 상품기획팀이었고 그다음에 SK하이닉스 상품기획팀과 SSD 개발하는 솔루션 팀에 있었습니다. 이후에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스타트업에 조인해서 한국 지사를 만들어 운영하다가 미국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각각 몇 년이나 있었습니까?
“삼성과 SK하이닉스에 5년 정도씩 있었고 세 번째 미국회사에서도 5년 정도 있었습니다.”- 미국 본사에는 직원이 몇 분 정도 있습니까?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에 9명이 있습니다. 텍사스에도 엔지니어가 있고 폴란드 법인에도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이 반 정도 있습니다.”- 미국에 회사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CXL은 한국에서 해 본 적이 없는 새로 나온 기술입니다. 어떤 신기술을 개발할 때 중요한 것이 인력 수급인데 미국은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잘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CXL은 결국 데이터센터를 타깃으로 하는 비즈니스인데 고객이 있는 곳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데이터센터들이 모두 미국에 있어서 그쪽 엔지니어들과 각종 동향을 파악하면서 그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기 좋죠.”- CXL 스위치 칩을 개발하면 최종 납품까지 거쳐야 할 스텝들이 많을 텐데 일정이 어떻게 됩니까?
“자세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칩이 나오는 목표 일정은 2026년 하반기입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칩 비즈니스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CXL과 관련된 소프트웨어와 서버의 랙에 들어가는 섀시까지 같이 개발해서 시스템 솔루션 비즈니스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소프트웨어는 시스템 내 CPU, 메모리, 가속기 등 다양한 장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할당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까?
“맞습니다. 이미 CXL 에코 시스템이라고 해서 오픈 소스를 만들어서 공개했습니다. 전체 데이터센터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개발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그것을 베이스로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섀시도 직접 만들려는 계획을 갖고 계시는 것이죠?
“제일 중요한 건 스위치 칩과 그 안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고요, 섀시는 저희보다 더 잘하는 회사에 외주를 줄 수도 있고 협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CXL 관련하여 큰 기업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이음의 경쟁력이나 차별점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SSD를 해봤지만, 우리나라는 목표 설정 후 최적화 과정을 통해 효율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양산하는 데 강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CXL 스위치는 PCIe와 매우 유사한 스위치고, NVMe SSD도 PCIe 프로토콜을 통해 통신합니다. 한국은 PCIe을 아주 잘 하고 있어서 아키텍처를 잘 정의하고 개발한다면 우리에게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소프트웨어나 고객 근접성 등을 고려하여 미국에서 창업하긴 했지만, 파두와 협력하여 칩을 만든다면 성공적으로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CXL 스위치도 버전에 따라서 달라지나요?
“버전이 올라가면서 기능들이 조금씩 추가되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 3.0에 맞춰서 개발하고 있습니까?
“개발이 진행되는 사이에 4.0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거기에 맞춰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 말에 3.0 지원하는 칩들이 공식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음에서는 2026년도에 칩이 나온다고 해서 물어본 질문입니다.
“사실 기본적으로는 3.0이어도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이야 충분한 역량이 있지만, 저희 같은 작은 회사에서는 수백억 원을 들여서 칩을 개발하는데 바로 매출로 이어지지 않으면 회사가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삼성이 개발하고 있는 CXL 메모리와 인텔이나 AMD가 개발하고 있는 CXL CPU들이 시장에 나와서 충분히 양산이 가능한 시스템이 됐을 때 저희 제품을 출시해야 바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으로 그 시점을 2026년 하반기로 잡은 것입니다.”- 그동안 자금 조달을 100억원 하셨는데 추가 조달 계획도 있습니까?
“당장 자금이 부족해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올해 중에 미리 준비하려고 합니다. 이미 협의 중입니다.”- 얼마나 더 하셔야 합니까?
“파두와 칩 개발을 공동으로 하기로 해서 상황에 따라 다소 달라질 것 같습니다.”- 파두와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칩의 아키텍처, 소프트웨어는 이음에서 모두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파두의 SOC 인력들과 공동으로 실제 생산할 칩을 개발하게 됩니다.”- 그 비용은 파두가 부담하는 것인가요?
“그 부분에 관해서는 지금 계속 협의 중입니다.”- 칩 개발을 완료해서 Fab-in하고 웨이퍼를 구매해 오려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할 텐데 파두에 그 정도 자금은 있습니까? 그 비용을 이음이 부담하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자금과 관련해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파두에서 기본적으로 칩에 대한 소유권을 갖기로 협의가 되어 있어서 파두가 개발과 비용을 담당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음은 파두로부터 칩당 로열티를 받든지, 개발 비용을 받든지 하는 구조가 되겠군요?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올해 자금 조달을 더 하는 것이죠?
“인력을 더 충원해야 하는데 미국에서의 인력 비용이 상당합니다. 팀을 키우려면 추가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첫 매출이 나오는 것은 2026년이 되는 것입니까?
“고객과 계약을 하고 제품이 공급됐다고 해서 바로 매출로 연결되지는 않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제공하는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동작하는지 검증하는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 시간을 감안하면 2027년 하반기 정도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그때쯤에는 매출이 얼마나 될까요?
“매출은 아주 점진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칩이나 섀시 같은 하드웨어로 많은 이윤을 내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대신 소프트웨어로 스위치를 잘 제어하면 다양한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어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용료를 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안정적이면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입니다.”- 인력은 몇 명 정도까지 확대할 생각입니까?
“2026년 하반기에서 매출이 나온다면 최소 150~200명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인력을 모두 미국에서 충당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상당해서 한국과 폴란드에 적절하게 분산하여 최적화하려고 합니다.”- 이음에서 직접 칩을 핸들링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 부담은 적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습니다. 칩을 다루는 일에는 비용도 어마어마하게 많이 투입되고 인력도 많이 필요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음이 직접 하는 것보다 시장에서 검증된 팀과 일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고, 그것이 파두라고 판단했습니다. 파두는 이미 제품을 만들어서 데이터센터들에 납품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과 리소스가 충분하다고 본 것이죠.”- 그러면 이음에서 칩의 아키텍처나 전체 설계를 해주면 파두에서는 RTL(Register Transfer Level) 같은 것을 하는 것입니까?
“맞습니다.”- 파운드리는 어디를 쓰실 생각입니까?
“전략적으로 판단을 해야 하는데 최신 공정을 쓰지 않으면 할 수가 없습니다.”- 몇 나노 정도 되어야 합니까?
“지금 기준으로 4나노에서 5나노 아래로 가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대담 : 한주엽 전문기자
정리 : 손영준 에디터
촬영 편집 : 정일규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