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 구글 반독점법 위반 소송에서 승소했다. 백악관과 법무부는 '미국 국민의 승리'라며 판결 결과를 추켜세웠고, 구글은 항소의 뜻을 밝혔다. 법무부가 반독점 소송에서 최종 승소할 경우, 독점 사업자로 지목된 구글은 검색 등 사업부를 강제로 매각하거나 분사하는 등 후속 조처를 해야 한다.
규제 당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부터 구글을 비롯해 메타, 아마존,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의 반독점 행위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에 대한 판결은 미 정부와 빅테크 기업 간 소송 중 첫 번째로 나온 판결이다.
미 워싱턴D.C 지방법원은 5일(현지시각) 구글이 수십억달러를 들여 검색 엔진 시장에서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됐고, 힘을 악용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구글 관련 소송은 2020년 10월부터 시작됐다. 미 법무부와 일부 주는 구글 검색의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하는데, 이 과정에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별도 비용을 들여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되는 행위는 미국에서 불법이다. 구글은 2022년 아이폰 등 애플 주요 제품의 인터넷 검색 엔진을 구글 검색으로 기본 설정하는 조건으로 200억달러를 지급했으며, 한 해 전인 2021년에는 기타 스마트폰 업체를 포함해 총 263억달러를 집행했다.
구글의 행위는 셔먼법 제2조를 위반한 행위다. 셔먼법 제2조는 독점, 독점 기도, 독점 공모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시장에서 정당한 경쟁 행위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은 금지하지 않지만, 구글처럼 막대한 비용을 쓴 것은 법 위반 행위다. 구글은 이용자에게 최고의 검색 엔진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구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 심리를 맡은 애밋 메흐타(Amit Mehta) 판사는 "구글은 온라인 검색 시장의 90%, 스마트폰 검색 시장의 85%를 장악한 시장 독점 사업자로,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수백억달러 이상을 집행했다"며 "구글은 자사 검색 서비스가 기본 설정에서 제외될 경우 수익이 악화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법원 판결에 대해 "미국 국민의 역사적인 승리"라며 "아무리 규모가 크거나 영향력이 크더라도 법 위에 있는 회사는 없다"고 말했으며,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인은 자유롭고 공정하며 경쟁이 열려 있는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 받을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글은 위성턴D.C 판결에 항소의 뜻을 밝혔다. 구글은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은 법원이 구글의 검색을 최고라고 인정하면서 동시에 누구든 쉽게 이용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항의했다.
법원을 통한 소송은 앞으로 장시간 이어질 예정이지만, 법무부가 최종 승소할 경우 구글이 일부 사업부를 강제 분리하는 등 후속 조처를 해야 한다.
미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Emarketer)의 에블린 미첼울프 수석 애널리스트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구글 검색 사업부를 강제로 매각할 경우 회사 내 최대 수익원을 잃는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며 "하지만 독점에 따른 채무를 떠안는 것 역시 구글에 부정적인 부분이다"고 분석했다.
디일렉=이진 전문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