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리(Huanli Intelligent Tech)가 자국 스마트폰 업체 아너(Honor)에 납품한 폴더블폰 힌지에서 불량이 발생했다. 아너 폴더블폰 힌지 불량 문제가 환리의 힌지 사업과 기업공개 계획에 악영향을 미치면, KH바텍 등 기존 삼성전자 폴더블폰 힌지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너가 출하를 앞둔 폴더블폰에서 힌지 불량이 발견돼 힌지 납품업체인 환리에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너가 환리에 힌지 불량 문제 해결을 요청한 바 있는데, 환리는 그 이후 크게 개선되지 않은 힌지를 아너에 다시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아너 폴더블폰 완제품 출하 검사 단계에서 힌지 불량 문제가 불거졌다. 이 때문에 아너가 환리에 요구하는 손해배상액 규모가 커질 수 있다. 아너는 환리 측에 힌지는 물론 완제품 출하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까지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아너는 환리가 다시 납품한 힌지를 전수조사하지 않고, 일부만 검사한 뒤 나머지 힌지를 사용해 폴더블폰 완제품을 조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너는 지난해 7월 접었을 때 두께 9.9mm인 매직V2, 올해 7월 접었을 때 두께 9.2mm인 매직V3를 출시했다. 삼성전자가 21일 출시한 '슬림'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SE의 접었을 때 두께는 10.6mm다.
국내 업계에선 환리의 손해배상액 규모가 환리의 기업공개 계획, 그리고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힌지 물량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환리는 기업공개를 위해 세계 폴더블폰 1위 업체 삼성전자에 힌지를 저가에 납품한 바 있다. 올해 삼성전자가 출시한 클램셸 형태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6용 힌지 물량에선 환리 비중이 절반까지 올라왔다. 동시에 Z플립6용 힌지 물량에서 KH바텍 점유율은 절반까지 줄었다. 파인엠텍도 Z플립6용 힌지를 소량 납품했다.
환리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출시할 갤럭시Z플립7 힌지 물량에서도 '퍼스트 벤더'로 거론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불량 이슈로 향후 다른 업체에 납품하는 힌지 물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힌지 신뢰도와 대응 때문이다.
다만, 전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아너 점유율이 낮아서 환리가 부담해야 할 손해배상액 규모가 크지 않고, 이 문제가 환리의 힌지 사업에 미칠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6월 올해 전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1780만대, 이 가운데 아너 점유율은 3.9%(약 69만대)로 예상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지난 5월 올해 1분기 아너의 폴더블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보다 460% 늘었다고 발표했다. 1분기 아너의 폴더블폰 출하량에선 매직V2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의 북 형태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6용 힌지 물량에선 KH바텍 점유율이 압도적이고, 또 다른 국내 업체인 에스코넥이 나머지 물량을 소량 공급한다. 갤럭시Z폴드6와 Z플립6 등 올해 삼성전자 갤럭시Z6 시리즈는 판매가 부진하다. KH바텍의 힌지 사업 손익분기점 물량은 700만~800만대로 알려졌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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