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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새 장 연 ‘故 이건희 회장의 기부’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새 장 연 ‘故 이건희 회장의 기부’
  • 여이레 기자
  • 승인 2024.10.21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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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故 이건희 선대회장 유지 따른 기부금 3000억원으로 시작
수도권-비수도권 병원간 네트워크 구축으로 진료 데이터 교환…9천여명 환자 수혜
유족인 이재용 회장·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등 참석…유족 의료 기부 총액 1조원 상당
(뒷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김용태 국회의원, 박중신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 최은화(앞줄 왼쪽) 소아암ㆍ희귀질환 지원사업단장이 21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ㆍ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서 환아ㆍ의료진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뒷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김용태 국회의원, 박중신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 최은화(앞줄 왼쪽) 소아암ㆍ희귀질환 지원사업단장이 21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ㆍ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서 환아ㆍ의료진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일은 우리의 사명이다." (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2021년 시작된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이 소아암·희귀질환 의료계 판도까지 변화시켰다. 지역에 구애받지 않는 병원간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질병 데이터 교환도 이뤄지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 사업으로 수혜를 입은 환자도 9000여명에 이른다.

해당 사업은 평소 "어린이는 미래의 희망"이라고 강조해온 이건희 회장의 '어린이 사랑', '인간 존중' 철학을 바탕으로 추진됐다. 이 선대회장 유족으로부터 전달받은 기부금 3000억원을 재원으로 출범했다. 

21일 서울대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사업단)은 서울대어린이병원 CJ홀에서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를 개최하고 사업 성과와 미래 비전을 나눴다. 

행사에는 유족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참석했으며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김영태 서울대학교 병원장, 박중신 진료부원장, 최은화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장(서울대병원 소아진료부원장), 환아·가족 등이 함께 자리했다. 유족과 환아·가족, 사업 참여 의료진이 만난 것은 사업단 출범 이후 처음이다. 

사업단은 특히 수도권 외 지역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적인 의료 인프라 확충과 지역 병원들과의 협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특히 지난해 서울대병원은 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최초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통합 치료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현재 사업단은 1단계 기반 구축을 완료하고, 2단계에서 구체적인 치료 성과를 도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 진행되는 사업은 △1500억원 규모의 소아암 완치율 향상 위한 치료·연구 인프라 구축 △600억원 규모의 소아 희귀질환 진단 네트워크·첨단 기술 치료 플랫폼 구축 △900억원 규모의 전국 네트워크 기반의 코호트 연구를 진행하는 공동연구 등이다. 

김세훈 연세대학교 의료원 병리과 교수는 "희귀 질병 진단에 어려움이 많고 진단 종류도 많아 졌는데 (사업으로 인해) 진단 내용을 서로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10년 뒤에도 다시 꺼내볼 수 있는 네트워크와 데이터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김영옥 전남대 어린이병원장은 "(희귀질환의) 유전자 진단은 (의료기관들이) 서로 네트워크가 돼야 하는데 지방이다 보니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기부를 통해서 검사를 할 수 있게 됐고, 효율적으로 답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정 경북대학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역시 "연구비가 없어 진단을 해주지 못하는 환자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제는 제한이 없어졌다"며 "이건희희귀질환진단사업이 있기 때문에 도와줄 수 있다고 환자에게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주요 성과 (자료=서울대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주요 성과 (자료=서울대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

이 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현재까지 총 9521명의 소아암·희귀질환 환자들이 진단을 받았고 3892명이 치료를 받았다. 2만4608건의 코호트 데이터가 등록됐고 전국 202개의 의료기관과 1504명의 의료진이 협력해 아이들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 중이다. 

최은화 사업단장은 "우리 사업단은 소아암과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더 나은 진단과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 사업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도 희망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선대회장 유족의 의료기부는 미래 주인공인 어린이를 위해 우리 사회 각계 각층의 기부 동참을 이끄는 '기부 선순환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적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은 2023년 10억원을, 가수 이승기는 2022년 20억원을 각각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기부했다. 

삼성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아 생산성을 높인 감염병 진단키트 기업 코젠바이오텍은 2022년부터 매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2024년까지 3년간 누적 기부액은 2억5000만원이다. 

사업단에 참여하고 있는 주희영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유족의 의료기부를 계기로) 어린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라든가, 후원이 더 많이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 선순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희망이야기' 세션에는 실제 사업 수혜 환아들도 참석했다. 세션에 참가한 김다엘 어린이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의 지원으로 9회의 NGS-MRD 검사를 받으며 정밀한 진단과 최적화된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현재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교수의 집도 하에 CAR-T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회복 중이다. 

김다엘 어린이의 어머니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의 지원이 없었다면 다엘이의 치료는 훨씬 더 힘들었을 것"이라며 "어려운 의료 상황속에서도 아이를 위해 애써주신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고인의 유지를 받든 유족의 의료기부 총액은 1조원에 이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족의 의료기부는 인간존중과 상생, 인류사회 공헌 등 이 선대회장의 핵심 경영철학을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다짐과 약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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