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카세이가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추가 증설을 시사했다. 이달 초 충청북도 증평의 신규 배터리 분리막 제조라인(LiBS 12, 13 프로젝트) 조기 가동에 들어간 SK이노베이션 소재 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치열한 2위 경쟁을 펼친다. 중국 분리막 업계도 공격적인 증설 계획을 밝힌 상태다. 전기차(EV) 시장을 중심으로 배터리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22일 분리막 업계 2위인 아사히카세이는 오는 2021년까지 분리막 생산량을 연산 15억5000만㎡로 확대하기로 했다. 후쿠다 아키라 아사히카세이 수석 이사는 최근 일간공업신문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추가 증설을 결정했지만 2022년에도 고객사 요구에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초 아사히카세이의 분리막 증설은 2020년 11억㎡였다. 1년 만에 40% 이상 추가 증설에 나서는 셈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11월까지 진행할 계획이었던 증평 공장 증설 공사를 이달 초에 마무리했다. 현재 시험가동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 창저우 공장 증설이 마무리되는 2020년 전체 분리막 생산량은 연산 8억5000만㎡로 늘어난다. 2021년 12억1000만㎡ 달성이 목표다.
한일 대표 분리막 업체가 추가 증설과 양산을 앞당기는 이유는 중국 때문이다. 아사히카세이는 중국 상해은첩(SEMCORP, 上海恩捷)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 상해은첩은 지난해 기준으로 연산 10억㎡의 분리막 생산능력을 갖췄다고 발표했다. 주하이(珠海), 우시(无锡)에 생산라인을 추가로 건설한다. 올해 말까지 연산 분리막 생산량은 15억㎡, 내년에는 28억300만㎡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올해 양산할 물량으로만 아사히카세이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가볍게 능가한다.
LG화학 등 배터리 업체와의 대형 계약이 상해은첩이 안심하고 분리막을 증설하는 기반이 됐다. 향후 5년 동안 지난 5월 6억1700만달러(약 7300억원) 규모의 분리막 공급 계약을 맺었다. 중국 내에서는 업계 1위, 2위를 달리고 있는 CATL, BYD에 공급 중이다.
분리막 업계의 공격적인 증설로 공급량은 늘었지만, 수익성 확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배터리 셀 업체에서 코팅이 없는 베어(Bare) 필름 기준으로 ㎡당 1달러 이하의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 세라믹 코팅 필름의 경우 1달러 내외 수준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체의 원가절감 압박이 심해지면서 분리막도 가격이 무척 중요해졌다”며 “안정성과 함께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코팅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분리막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 4대 핵심소재로 꼽힌다. 배터리 총 원가의 20% 내외를 차지해 양극재(40% 내외) 다음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