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대상을 확대한다. 6년 동안 운영한 노하우와 지식을 사회에 전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17일 서울대학교 공동연구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년 동안 스타트업 지원을 500개로 늘린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00개가 사외(C랩 아웃사이드), 200개는 사내(C랩 인사이드) 임직원이 대상이다. 이번 발표는 8월 8일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 가운데 하나다. 예비 창업가와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창업 생태계 강화가 목적이다.
C랩은 2012년 12월 12일 시작됐다. 지금까지 917명이 참가하고 228개의 과제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36개 기업이 스핀오프(새 기업으로 분리) 됐으며 170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졌다. 후보 등록에만 평균 100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사내 조직 문화도 개선됐다. ‘관리의 삼성에서 창의의 삼성이 됐다’고 자평했다.
삼성전자는 스타트업 육성 분야를 기존 모바일뿐 아니라 전체 IT 기술로 확대한다. 사업 협력이 가능한 2~3년차 스타트업, 아이디어만 있는 예비 창업자, 1년 미만의 신생 스타트업도 대상이다. 이미 15개 외부 스타트업을 선별했고 연말까지 5개를 더 뽑는다. 우면동 서울 연구개발(R&D) 센터에 입주해 1년 동안 지원금 1억원, 전문가 멘토링, 해외 IT 전시회 참가 기회 등의 혜택을 받는다.
기존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도 동원된다. 내년 마감 예정이던 육성 사업을 2022년까지 3년 더 연장해 지속 운영할 계획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그동안 C랩을 거친 스타트업이 하드웨어 중심이라는 지적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을 만들 수 있는 안목이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장 이재일 상무는 “과거에는 삼성전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업을 봤다면, 초기 창업 수준이나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는 사람도 선발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외부 벤처투자(VC)나 성공한 창업가, 스핀오프 기업과도 협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분에 대해서는 사내 스타트업 대상으로 많게는 25%, 적게는 16% 정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영에 일체 간섭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적었다고까지 했다. 외부 스타트업의 경우 필요하다면 지분 확보와 함께 성공 스타트업에 대해 인수합병(M&A) 스핀인(Spin-in)도 염두에 뒀다고 덧붙였다.
사내 스타트업이 2억원씩 200개 과제, 외부 스타트업 300개를 더하면 5년 동안 투입되는 자금은 인건비를 빼고 최소 7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상무는 “C랩 프로그램을 우리 사회로 확대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삼성전자와 협력이 가능한 스타트업은 파트너십 기회도 제공해 함께 성장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