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가 일본에 새 공장을 건설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TSMC 측은 사실 여부에 대한 질문에 즉각적인 답을 피했다.
대만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은 지난 5일 TSMC가 일본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 지원을 받아 합작사 형태로 새 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들어설 공장은 특수 공정을 사용한 패키징 공장으로 전망했다.
TSMC는 사실 여부를 묻자 "1월 14일에 실적발표 컨퍼런스콜까지 관련 사항을 알려줄 수 없다"고만 답했다. 일본 공장 건설 여부가 맞다면 오는 컨퍼런스콜 때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TSMC 등 해외 파운드리 유치에 노력을 해왔다. 첨단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 기업 간 협력을 통한 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TSMC 등 해외 업체가 일본 내 공장을 짓고 일본 업체와 협력할 경우 정부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경제통상자원부는 첨단 칩 생산을 위해 추경예산에 2019 회계연도 예산 1100억엔(약 1조1640억원)과 900억엔(약 9500억원)을 추가로 배정한 바 있다.
일본이 원한 후보 1순위는 단연 TSMC다. 파운드리 기업 중 기술력이 가장 앞선다고 평가된다. 다만 TSMC는 기술 유출을 우려해 해외 공장 건설에 신중한 입장을 펼쳐왔다. 대만 당국도 엄격하게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TSMC 생산라인이 대부분 대만에 있는 이유다.
아오야마 루미 와세다대 대학원 아시아 태평양 연구과 교수는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TSMC의) 일본 공장 유치가 실현된다면 끈질긴 교섭에 의한 경제산업성의 성과"라고 밝혔다.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약 13조600억원) 규모 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가동이 목표다. 여기에 일본 공장 건설까지 이뤄지면 TSMC는 미국과 일본에 양대 해외 생산기지를 갖게 된다.
스즈키 카즈토 도쿄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니혼게이자이 신문을 통해 "(TSMC도) 일본 시장이나 일본을 거점으로 한 거래에 기대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