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텔과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미국 IT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세미애큐리트(SemiAccurate)는 인텔이 올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월 300mm 웨이퍼 1만5000장 규모 칩을 생산한다고 보도했다. 오스틴 공장이 14나노 공정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생산 칩은 중앙처리장치(CPU)보다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향후 오스틴 2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5나노 이상 선단 공정에서 고부가제품이 양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1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팻 겔싱어 인텔 신임 CEO는 "전통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TSMC와 같은 아웃소싱 업체에 생산을 맡길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위탁생산 가능성을 말한 이유는 인텔이 7나노 이하 미세공장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전 세계에서 10나노 이하 칩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인텔과 경쟁하고 있는 AMD 경우 TSMC를 통해 7나노 이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는 인텔이 파운드리 생산을 삼성전자보단 TSMC에 무게를 뒀다고 봤다. 삼성전자보다 TSMC가 기술력이 앞선다고 평가돼서다. 보안상 안전도 TSMC가 더 높다고 봤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까지 하는 종합반도체업체(IDM)인 반면, TSMC는 위탁생산만 하는 순수 파운드리기 때문이다. TSMC가 인텔 물량 수주하기 위해 4·5나노 라인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세매애큐리트는 인텔이 TSMC, 삼성전자와 모두 계약을 체결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독점 계약이 아닌 병행 계약을 하면 가격협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생산 불확실성도 줄일 수 있어서다. TSMC 애리조나 공장이 2023년 준비되는 만큼 2021년과 2022년 공백기에 본토 협력사도 필요하다고 보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사 관련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텔은 21일(현지시간) 오후 2시 2020년 4분기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반도체 파운드리 관련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