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계열사 현대모비스를 통해 차량 반도체 내재화 전략을 추진 중인 가운데 구체 내용을 묻는 질문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 활용 중인 값비싼 엔비디아 솔루션은 대체가 필요하다는 요지의 답변도 했다.
최서호 현대차 혁신기술사업추진실장(상무)은 현대차의 반도체 자체 생산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11일 서울 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 발표 현장에서 나온 얘기다.
최 상무는 다만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컴퓨팅 시스템으로 수천만원에 달하는 엔비디아 솔루션(엔비디아 드라이브)을 사용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수백달러 이하의 칩셋 개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시스템반도체는 디자인하우스와 파운드리 등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필요한 커스텀 SoC(시스템온칩)를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상황인 것 같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는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 이름을 딴 'ES(정의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 목표는 반도체를 내재화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팹리스 및 디자인하우스 협력사를 선정하고 차량용 커스텀 시스템온칩(SoC) 설계와 개발을 위한 논의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모비스가 내재화에 초점을 둔 반도체는 자율주행차 기술 구현에 필요한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외부에 이를 공식화할 만큼 준비가 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ES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대해 부정 시각이 있다. 2012년 계열사 현대오트론을 출범해 반도체 내재화에 도전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