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협력사 미팅 진행
자체 배터리 생산 대비
미국의 전기차(EV) 스타트업 리비안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 국내에 입국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만나지 않는다. 자체 배터리 생산 라인 구축을 위해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체들과 미팅을 진행 중이다.
최근 방한 일정을 시작한 리비안 관계자는 엔지니어 중심으로 10명 안팎이 입국했다. 존슨 마크(Johnson Mark) 생산담당 수석 엔지니어, 빅터 프라자바티(Victor Prajapati) 셀 엔지니어 디렉터 등 배터리 설계와 생산을 책임지는 핵심인력도 포함됐다.
리비안은 지난 2009년 설립된 미국 전기차 업체다. 아마존, 포드 등으로부터 80억달러(약 9조2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올해 첫 전기 픽업트럭 'R1T'와 'R1S'를 판매할 계획이다. 해당 전기차에는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가 공급됐다.
리비안은 2025년 내에 10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번 방한 목적도 해당 계획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여러 전기차 스타트업이 자체 배터리 생산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리비안처럼 국내에 들어와 소·부·장 관련 업체를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 차원에서 배터리 산업을 제대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무척 강한 상황"이라며 "리비안이 속도감 있게 (자체 배터리 생산) 일정을 진행 중이며, 이런 추세라면 국내 배터리 3사 못지않은 생산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리비안이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을 지으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예상보다 더 빨리 배터리 내재화를 진행할 수 있다.
삼성SDI가 배터리 합작사 파트너로 리비안을 고려 중이라는 점, 미국이 세계 최대의 완성차 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미국에 국내 배터리 3사가 모두 진출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은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도 국내 배터리 후방산업계와의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양산 경험이 풍부하고 성능, 품질, 현장지원 등에서 일본이나 중국 업체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업계 전문가는 "미국, 유럽 등 현지 배터리‧완성차 업체 대응을 위해 해외에 진출하는 국내 협력사들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 배터리 3사 의존도도 그만큼 낮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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