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러버, 반도체 제조공정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정제
온실가스 배출량 증대와 ESG 경영 강화 맞물려 주목도 높아져
슈퍼사이클(장기적 호황)에 진입한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는 게 업계의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ESG열풍에 맞춰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는 공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유해가스를 정제하는 '스크러버' 장비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친환경 경영 기조에 맞춰 스크러버 장비 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반도체 공급난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대 50조를 투자해 평택 3공장을 연내 준공할 계획이며, SK하이닉스는 올 4분기부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착공에 들어간다.
그런데 생산캐파 확충은 필연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는 문제를 초래한다는 게 업계 고민이다. 삼성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1114만톤에서 지난해 1361만톤으로 약 22%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같은 기간 378만톤에서 469만톤으로 24% 늘었다. 반도체 업체들은 ESG 경영 트렌드에 맞춰 공정별 온실가스 및 유해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유해가스를 저감하는 스크러버 장비의 중요성도 커지는 추세다. 스크러버는 반도체 생산장비 내부에서 발생하는 가스, 화합물 등을 정제하는 역할을 한다. 장비에서 배출되는 부산물을 가장 먼저 제거하는 1차 스크러버와 정제 후 잔여 부산물을 최종적으로 처리하는 2차 스크러버로 구성된다. 세정방식에 따라서는 습식(wet), 건식(dry), 직접 연소식(burn-wet), 흡착식, 플라즈마식 등으로 분류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스크러버는 반도체 제조공정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 기본 중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장비"라며 "반도체 업계 내에서 친환경 정책이 강화되고 있고, 최첨단 공정이 계속 늘어날 예정인 만큼 스크러버 시장 규모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술적으로 가장 최신형에 속하는 플라즈마식 스크러버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현재 스크러버 시장은 LNG 가스와 공기를 주입해 가스를 태우는 직접 연소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유해가스 중 과불화화합물(PFCs) 처리는 불가능하다. 반면 질소를 활용하는 플라즈마식 스크러버는 PFCs도 처리할 수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직접 연소식 스크러버는 LNG 가스를 사용해 탄소배출이 불가피한 구조"라며 "ESG 등 환경 이슈가 대두되면서 반도체 공정 내 플라즈마식 스크러버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