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메모리 내재화 확대로, 협력사 비메모리로 전환
시스템반도체 후공정, 메모리 보다 수익성 좋다
반도체 후공정(패키징·테스트) 업계가 비메모리 시설투자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간 메모리에 주력하던 후공정 업체까지도 수익성이 더 좋은 비메모리에 투자하며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 나섰다.
시스템반도체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전자기기 수요가 높아지면서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 CMOS 이미지센서(CIS), 시스템온칩(SoC) 등의 물량이 증가했다. 이는 반도체 후공정 업체의 시설투자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품종 소량 생산인 시스템반도체는 대량 생산 체제인 메모리 보다 단가가 비싼편이다. 또 메모리 보다 외주 패키징 및 테스트 비중이 더 높다.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메모리 반도체 테스를 대부분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시스템반도체는 대다수 외주에 맡기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2000년대 초반 전문 테스트 업체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테스트를 진행하는 방식을 도입해 왔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SK하이닉스가 메모리 패키징 및 테스트 내재화를 확대하자 협력 후공정 업체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비메모리로 사업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하나마이크론은 오는 9월부터 1500억원을 투자해 아산 사업장 내에 비메모리 테스트 시설을 확대한다. 신규 설비는 내년부터 가동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번 추가 설비 투자가 완료되면 비메모리 테스트 연간 생산능력이 1300억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하나마이크론은 2019년~2020년 450억원을 투자하며 비메모리 테스트 사업을 확대한 바 있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전력반도체(PMIC) 터치 IC 등을 수주하며 제품 다각화에 성공했다. 2018년 전체 매출 중 51% 비중이던 비메모리는 올해 상반기 62% 이상으로 확대됐다.
회사 관계자는 "비메모리 테스트 부문의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이번 대규모 투자 실행을 결정했다"며 "이를 통해 매출 증대와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사로 둔 메모리 테스트 업체인 에이팩트는 올해 시스템반도체 후공정 사업으로 본격 진출했다. 에이팩트는 2007년 하이닉스 협력업체 35개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된 테스트 업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 중 SK하이닉스가 약 94%를 차지한다.
에이팩트는 차량용 반도체 테스트 장비에 약 50억원을 투자한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신규 장비는 충청북도 음성에 위치한 제2공장에서 가동될 계획이다. 에이팩트는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2018년 충청북도 음성군에 1층 약 2000평, 2층 약 1500평 구성으로 제2공장을 350억원을 투자해 준공한 바 있다. 또 지난 6월에는 판교에 영업사무소를 개설하며 사업 진출을 가속화했다.
에이팩트 관계자는 "이번 장비 투자는 본격적인 비메모리 반도체 테스트 사업 진출의 신호탄"이라며 "이미 자동차 전장용 반도체 팹리스 기업 두 곳과 수주를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다"고 전했다. 에이팩트는 두 클라이언트의 자동차용 라디오 수신칩,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제품 등의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테스나는 하반기 819억원 규모의 CIS와 RF 반도체 테스트 장비 투자를 지난해 이어 추자고 진행할 계획이다.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물량 증가를 대응하기 위해서다. 해당 장비는 어드반테스트, 테라다인으로부터 구입한 테스트 장비는 내년 3월까지 안성 신공장에 입고될 예정이다. 앞서 테스나는 2019년 안성 신공장 및 CIS 테스트 시설 증설에 약 2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한 바 있다. 신공장은 지난해 10월 가동을 시작했다.
반도체 테스트 업체 네패스아크는 지난 5월부터 올해 12월까지를 목표로 280억원 규모의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와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테스트 설비 투자를 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190억원 규모로 FOPLP 및 FOWLP 테스트 설비에 투자한 바 있다. 동시에 지난 4월부터 올해 말까지 150억원 규모의 OLED DDI 테스트 설비 투자도 진행 중이다. 네패스아크는 주력 제품인 삼성전자의 PMIC, RFIC, SoC, DDI 등의 테스트 물량을 더 늘리고 해외 고객사 추가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의 수요 증가에 따라 향후 후공정 실적도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2695억달러(약 300조원)에서 2030년 4231억달러(약 47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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