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중대형 배터리 양극재로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을 사용한다.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거리를 늘리고 코발트 비중을 낮춰 원가절감까지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신형 전기차 배터리에 니켈·코발트·망간(NCM)과 NCA를 섞은 하이브리드 양극재를 적용한다. 각 양극재 성분비는 NCM이 ‘6:2:2’, NCA가 ‘8:1.5:0.5’다. NCA는 에코프로비엠이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NCA는 원통형 배터리에서만 활용됐다.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SDI는 중대형 배터리로 각형만 사용한다. 주요 고객사 가운데 하나인 BMW의 신형 전기차에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니켈 함량이 높아지면 배터리 용량이 올라간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코발트와 같은 희소금속을 덜 쓰므로 배터리 원가도 떨어진다. 배터리 원가에서 양극재 비중은 40~45%에 달한다. 이 가운데 코발트가 가장 비싸다.
그러나 무조건 니켈 함량을 끌어 올릴 수 없다.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삼성SDI가 한 번에 NCM811(니켈·코발트·망간 비중 8:1:1)로 넘어가지 않고 NCA를 적절히 섞은 이유다. 그래도 기존 양극재보다 니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내구성을 높인 분리막과 출력 유지를 위한 고효율 전해액을 활용한다.
각형 배터리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이 활용하는 파우치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파우치형이 100이라면 각형은 85~90 정도다. 대신 내구성이 우수하고 대량생산에 유리하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양극재와 함께 내부 소재를 층층이 쌓는 스택(적층) 기술도 도입한다. 중국 시안과 헝가리 괴드 공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SDI는 일부 저용량 각형 배터리를 대상으로 NCM622에 NCA를 섞은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며 “안정성이 확보되고 ESS 등 NCA 적용에 유리한 제품에 사용한 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