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팹리스 회사인 어보브반도체가 반도체 후공정 및 테스트 전문기업인 윈팩을 인수한다. 윈팩은 SK하이닉스의 패키징 외주업체(OSAT)로, LCD부품 제조기업인 티엘아이가 최대주주다. 어보브반도체는 윈팩 인수를 통해 반도체 설계에 이어 테스트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윈팩이 향후 삼성전자 물량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인수 이후 실적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보브반도체는 9일 티엘아이와 윈팩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 체결로 윈팩 최대주주는 어보브반도체로 바뀌게 됐다. 어보브반도체가 인수하는 윈팩 지분은 티엘아이 보유지분 9.55%를 포함해 총 14.34%(센소니아 지분 2.79%, 기타 지분 2.0%)이다. 인수가액은 240억원이다. 최종 매매계약 종결일은 다음달 22일이다.  어보브반도체는 윈팩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지분 13.60%를 확보할 예정이다. 윈팩 최대주주 지분 인수에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지분율을 더할 경우, 어보브반도체의 윈팩 보유지분은 27.94%로 늘어나게 된다. 어보브반도체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드라이버 IC, 센서 등을 설계·제조하는 팹리스다. 2006년 설립됐으며 2009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442억원, 당기순이익 140억원을 올렸다. 올해부터는 라이다용 MCU, 주차보조시스템(PAS)용 MCU 등의 제품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어보브반도체가 인수하는 윈팩은 2002년에 설립된 회사로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과 테스트가 주력 사업이다. 2011년 티엘아이에 인수됐다. 윈팩은 SK하이닉스의 주요 OSAT 업체 중 한 곳이다. 지난해 연매출 중 SK하이닉스와의 거래 비중이 70%를 넘는다. 하지만 최근 SK하이닉스가 테스트 및 패키징 외주 물량을 점점 줄이면서 실적 부진을 겪어왔다. 이에 최대주주인 티엘아이는 지난 수년간 윈팩 매각을 여러 차례 추진했었다. 올 들어서도 삼일PwC를 주관사로 선정해 경영권 매각을 시도했다. 어보브반도체가 윈팩을 인수한 배경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서다. 자체 설계한 반도체를 윈팩을 통해 테스트할 수 있어 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업계에서는 윈팩이 SK하이닉스에 이어 향후 삼성전자 반도체 테스트 일감을 따낼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온다.  팹리스 업계 한 관계자는 "윈팩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도자 측이 삼성전자 테스트 물량을 대량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안다"며 "(어보브반도체가) SK하이닉스 일감이 줄어드는 만큼 삼성전자 일감을 따내게 되면,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