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배터리 투자액 1조원 넘을 듯
LG화학이 유럽 전기차(EV) 배터리 핵심 전진기지인 폴란드에 배터리 공장을 추가로 짓는다. 투자액은 4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기존 브로츠와프 공장을 포함해 LG화학의 유럽 배터리 공장 투자액은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폴란드 ‘우츠(Łódź)’에 유럽 제 2배터리 공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기공식이 이뤄질 수 있다. 초기 투자액은 4000억원대이며 배터리 셀 라인은 4개가 마련될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 남서부 브로츠와프(Wroclaw) 인근 코비에르지체(Kobierzyce)에서 가동되고 있는 제 1공장과 비슷한 규모로 설계됐다. 연간 생산 능력은 10기가와트시(GWh) 내외로 알려졌다.
우츠는 폴란드 수도인 바르샤바에서 남서쪽으로 120Km 떨어진 곳이다. 브로츠와프와는 180Km 정도의 거리에 있다. 기존 공장과의 접근성뿐 아니라 폭스바겐, 아우디, 다임러, 포르쉐, 르노, 볼보와 같은 유럽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 방안 등을 두루 고려한 결과다.
LG화학은 매년 배터리 생산량 목표를 높여왔다. 2017년에는 2020년까지 70GWh라고 언급했으나, 지난해 2분기 90GWh로 상향 조정했다. 4분기에는 20% 더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100~110GWh가 됐다. 우츠 공장이 마련되면 LG화학의 연간 배터리 생산량은 120GWh로 늘어난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한 것도 우츠 공장 투자를 촉발한 원인 가운데 하나다. 벨기에 일간 레코(L'Echo)에 따르면 아우디는 LG화학 배터리 확보에 차질을 빚으며 첫 전기 양산차인 e-트론의 생산량을 5만5830대에서 4만5242대로 줄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우츠는 경제특구로 지정되어 있어 투자액의 최대 50%, 소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화학 브로츠와프 공장은 추가 투자로 3개 생산라인에 대한 장비 발주가 이뤄지고 있다”며 “올해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투자가 공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LG화학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주요 금융시장에서 동시에 발행하는 국제채권인 그린본드(1조7800억원 규모)도 발행했다. 확보한 자금은 전기차 배터리 수주 물량 공급을 위한 투자 자금으로 사용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유럽 전 지역을 대상으로 추가 공장 건설에 대한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