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퀄컴 프리미엄급 4나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1세대 제품을 전량 위탁생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퀄컴은 프리미엄 제품 생산을 삼성전자와 TSMC로 이원화해 맡겨왔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페어몬트오키드 호텔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테크서밋 2021' 질의응답 자리에서 "삼성 4나노 공정을 활용하느냐"는 질문에 "맞다"고 인정했다.
알렉스 카투지안 퀄컴테크놀러지 수석부사장 겸 모바일, 컴퓨팅 및 인프라 부문 본부장은 이날 한국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4나노 스냅드래곤8 1세대 제품은 삼성 파운드리에서 전량 생산한다는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4나노 칩을 TSMC에서도 생산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답했다.
퀄컴은 애플과 함께 파운드리 업계의 큰 손으로 불린다. 생산을 맡기는 물량이 많아서다. 프리미엄급 제품 위탁생산은 공정 기술의 우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어서 의미가 적지 않다. 삼성전자가 퀄컴 유치전에선 TSMC에 판정승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TSMC가 애플 물량을 소화하느라 퀄컴이 만족할 만한 용량 배정을 하지 못했고, 그 때문에 삼성이 모든 물량을 가져간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최근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위탁생산 물량을 잃어 일부 용량 여유분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최근 스마트폰용 A 시리즈 칩 외 맥북 등 자체 PC에 탑재되는 M 시리즈 칩 생산이 늘면서 TSMC와의 밀월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