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업체인 코캄이 연간 배터리 생산량을 1기가와트시(GWh)까지 확대한다. 현재 생산 규모의 8배 이상이다. 내년까지 논산공장에 새 생산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코캄은 1000억원을 투자해 논산공장 배터리 생산량을 120메가와트시(MWh)에서 1GWh로 높인다. 기존 1~4공장 설비를 보수하고 자동화 시스템을 덧붙여 생산량을 200MWh까지 끌어올린다. 신규로 짓는 5공장은 600MWh 규모다. 양산 시점은 내년 하반기다. 부족한 생산량은 추가 투자나 생산라인 최적화 등을 통해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캄이 논산공장 확대에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전기차(EV) 외에도 ESS, 선박, 항공, 군사, 우주 등 배터리를 사용하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스라엘 솔라엣지테크놀로지(솔라엣지)가 코캄을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솔라엣지는 태양광 인버터 및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 공급업체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다. 지난해 10월 코캄 주식 75%를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인수가는 8800만달러(약 995억원)였다.
솔라엣지는 코캄이 배터리 본격적으로 양산하는 내년 이후부터 ESS 판매를 늘려갈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태양광발전용 제품과 엮어 솔루션으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중국 태양광·배터리 업체의 가격 공세와 공급 과잉에 대비하겠다는 것. 코캄이 생산하는 배터리가 가격 변동성이 높은 코발트를 적게 사용해 원가절감에 유리하고 높은 생산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코캄과 별개로 기존 배터리 파트너와의 협력은 지속한다.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고 코캄 배터리를 솔라엣지가 아닌 다른 시장에 내다 팔아도 수익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
코캄은 1989년 설립됐다. ESS, 전기차, 선박, 항공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솔루션을 공급했다. 배터리 제조기술 관련 국내외 특허 100개 이상, 700MWh 이상 규모 실증 경험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