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어 AR·VR 기기로 외연 확장…올 1Q부터 실적 반영
아날로그반도체 전문 팹리스 업체인 동운아나텍이 미래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메타버스'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주력 제품인 AF(자동초점) 드라이버 IC를 최근 샤오미 AR 글래스용으로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운아나텍이 해당 제품을 스마트폰이 아닌 AR/VR 기기에 공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동운아나텍은 지난해 말 샤오미 AR 글래스에 클로즈드룹(Close-Loop) AF 드라이버 IC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AF 드라이버 IC는 카메라가 초점을 잡을 수 있도록 렌즈의 위치를 제어하는 반도체다. 구동 방식에 따라 오픈룹과 클로즈드룹으로 나뉜다. 보이스 코일 모터(VCM)에 전류를 흘려보내는 오픈룹은 생산단가가 저렴하나 렌즈의 위치를 피드백 받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클로즈드룹은 홀센서를 통해 렌즈의 위치를 피드백받기 때문에 오픈룹 대비 초점을 더 정밀하게 맞출 수 있다.
동운아나텍은 국내 최초로 오픈룹 AF 드라이버 IC를 개발한 데 이어, 2018년부터 클로즈드룹 AF 드라이버 IC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했다. 정밀한 렌즈 위치 제어 외에 빠른 제어 속도, 고해상도 아날로그/디지털변환 등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동운아나텍은 주로 삼성전자와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해당 제품을 공급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샤오미가 개발 중인 AR글래스에도 이 칩 공급을 시작했다. 현재 양산을 진행 중이며, 올해 1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샤오미는 지난해 9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마이크로 LED, 500만 화소 카메라 기반의 AR 글래스 '샤오미 스마트 글래스'를 공개한 바 있다. 샤오미 스마트 글래스는 사진 및 동영상 촬영, 실시간 텍스트 번역, 통화, 네비게이션 등 다양한 기능을 독립적으로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기기다. 착용자의 시선에 따라 특정 사물에 대한 정보를 화면에 자동으로 띄워준다.
또한 샤오미는 스마트 글래스를 공개하면서 구체적인 출시 여부나 시기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에 동운아나텍으로부터 IC칩을 공급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미뤄볼 때, 실제 양산이 임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샤오미의 AR글래스 공급을 시작으로 동운아나텍은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인 AR·VR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됐다. 최근 메타(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이 메타버스 시대 선도를 위한 경쟁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만큼, 동운아나텍도 이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동운아나텍은 미국 최대의 VR기기 생산업체 오큘러스에도 HD 햅틱 드라이버 IC를 공급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