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반도체 장비 전문업체 ACM리서치가 최근 '한국ACM'을 설립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ACM은 100% 미국 자본 법인으로, 현재 국내에 제조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존 중국 중심의 양산 체제에서 벗어나 국내 및 북미 주요 반도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ACM리서치는 신설법인 한국ACM을 통해 향후 국내에 생산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ACM리서치는 1998년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설립돼 2017년 나스닥에 상장한 반도체 장비 전문업체다. 습식 웨이퍼 세정, 도금, 퍼니스, 패키징 등 다양한 전공정·후공정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로는 중국의 반도제 업체들과 국내 SK하이닉스 등이 있다. 그간 ACM리서치는 아시아 시장에 지속적인 설비 투자를 단행해왔다. 2006년에는 중국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2017년에는 SK하이닉스향 대응력 강화를 위해 국내법인 ACM리서치코리아를 설립했다. 현재 상하이 법인은 반도체 장비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ACM리서치코리아는 다음 작업인 장비 하드웨어 디자인 및 양산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ACM리서치는 최근 100% 미국 자본이 투자된 한국ACM을 설립했다. 한국ACM은 국내에서 ACM리서치의 장비를 양산할 계획이다. 현재 경기 용인시 양지면에 제조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부지를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CM리서치가 ACM리서치코리아에 이어 한국ACM을 설립한 이유는 신규 고객사 확보를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기존 ACM리서치는 대부분의 매출을 중국 시장에서 올려 왔으나, 회사의 핵심 기술인 'SAPS' 등을 무기로 북미 및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와 장비 공급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 SAPS는 기존 메가소닉 방식 대비 더 세밀한 세정 능력을 구현하면서도 웨이퍼 표면을 손상을 유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잠재 고객사가 ACM리서치의 장비를 실제로 도입하기에는 대외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ACM리서치 장비가 중국 상하이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국 공급망에서 중국을 의도적으로 배제해왔다. 갈등이 지속되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달 ACM리서치를 비롯한 여러 중국 기업을 상장 폐지 예비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ACM리서치는 미국 자본 기반, 국내 제조 기반의 한국ACM을 통해 미·중 갈등의 리스크를 우회적으로 돌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와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 역시 동일한 관점에서 ACM리서치에 중국과 무관한 별도법인 설립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ACM리서치 관계자는 "미중 갈등이 반도체 공급망에서 매우 민감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어 국내에 제조공장을 세울 계획"이라며 "기존 매출이 견조한 중국 시장은 중국 법인을 통해 대응하고, 신규 고객사향 장비 공급은 한국ACM을 통해 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