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부임한 장수 CEO
국내 차량용 반도체 시장 부동의 1위
자동차 이어 로봇 등 반도체 공급 확대
“지난 10년 동안 인피니언코리아는 연평균 16.5% 고속 성장했습니다. 내년부터 2~3년 동안 20~30% 이상 성장이 예상됩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에 탑재되는 반도체가 점점 늘어나면서 인피니언코리아가 한국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독일에 본사를 둔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Infineon Technologies) 한국지사를 맡고 있는 이승수 인피니언코리아 대표는 22일 《디일렉》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승수 대표는 외국계 반도체 업계에서 알아주는 ‘장수 CEO’다. 지난 2011년 인피니언코리아 대표 이사로 취임한 이후 10년 넘게 활동하고 있다. 이 대표가 부임한 이후 인피니언코리아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6%. 그가 부임하기 전과 비교해 매출은 5배 이상 증가했다. 이 대표는 괄목할만한 성장 비결에 대해 크게 세 가지를 꼽는다.
“자동차 시장에서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으며 국내 주요 고객사들이 10년 전부터 자동차 시장에서 글로벌 주요 플레이어로 발돋움했다. 결정적으로 인피니언코리아 내부 임직원 역량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성장이 가능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넘쳐나는 수요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아 공급량 증가는 제한적인 분야다. 반도체 성능과 안정성이 탑승자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제조와 품질 관리가 까다롭고 일반 산업용 반도체에 비해 요구되는 수준이 높다.
이승수 대표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조건에 대해 “10년 동안 제품을 일정하게 공급하는 것은 물론, 10년 동안 보증을 해야 한다”며 “차량용 반도체 스펙이 별도로 있는데 이를 인증받기 위해선 상당히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진입장벽이 높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인피니언은 종합반도체기업(IDM)이자, 동시에 팹리스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크게 센서, 파워IC, MCU(마이크로컨트롤러 유닛)으로 나뉜다. 인피니언은 3가지 분야 모두 생산하고 있다. 파워IC 같은 분야는 자체 공장을 통해 생산하고 있으며 센서나 MCU 등은 일부 파운드리를 이용한다.
이 대표는 “자동차 1대에 들어가는 모듈이 평균적으로 약 70개 정도”라며 “하나의 모듈에 들어가는 반도체 중 파워IC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센서와 MCU는 각 15% 정도다. 그만큼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파워IC의 중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은 풀렸지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다르다. 일부 제품은 여전히 수요 대비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레거시(성숙) 공정으로 생산되는 제품들은 투자가 제한적인 만큼 공급량 역시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인피니언은 독일 드레스덴에 50억 유로(약 6조8000억원)를 들여 자체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인피니언은 수많은 기업이 경쟁하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이면서 동시에 국내 시장 독보적 1위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인피니언은 16.3%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인피니언의 장점에 대해 이 대표는 ‘안정적인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꼽는다.
이 대표는 “자동차 시장의 경우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중요하다”며 “차량용 반도체 기업 중 인피니언의 순마진이 가장 적다.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가격을 급하게 올리진 않는다. 인피니언이 고객사로부터 인정받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자동차 판매 가격이 올라갈수록 반도체 탑재 비중은 높아진다. 앞으로 인피니언코리아의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이유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차(EV) 등 자동차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는 과정에서 인피니언코리아 역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제품 별로 조직을 구성했지만 올해부터 고객사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국내 대기업을 여러 형태로 분류해 조직을 구성하고 그에 따른 영업에 착수했다. 차량용 반도체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과 공동 연구 등을 통해 국내 영업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난 10년 동안 자동차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로봇 등 신규 분야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며 “로봇은 그야말로 반도체 덩어리로 자동차보다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 국내 많은 대기업과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인 만큼 내년부터는 더 큰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인력(약 250명)에서 50명 이상 인원을 충원하고 반도체를 응용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일렉=강승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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