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디일렉 이수환 전문기자
- 출연 : 디일렉 이기종 기자
-이기종 기자와 디스플레이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LCD는 한때 가장 잘나갔던 산업이었는데, 요즘 분위기가 안 좋죠?
“패널 재고도 너무 많고 소비 심리도 많이 위축되면서 계속 안 좋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인치당 1만원이면 싸다는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 인치당 1만원도 안 하잖아요.
“많이 떨어졌죠. 지금은 코로나 이전보다도 더 떨어진 상황입니다. 2020년 6월 말부터 이어지던 패널 가격 상승이 끝났습니다. 코로나 이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코로나19 초기만 하더라도 정말 '가뭄 속 단비' 아니었습니까? LCD 업계에 오랜만에 찾아온 호황기였는데, 호황기는 짧고 겨울로 본격적으로 진입을 한 상황인데요. 지금 어떻습니까? 여러 전망이 있지만 반등 시점이 어디냐, 바닥을 찍었냐, 안 찍었냐 등 논란이 있어 보이는데요.
“지금 바닥이 언제일 것인지에 대해 자신 있게 전망하는 업체분들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여러 시장조사업체들이 '2분기가 저점이다'고 했다가 2분기에는 '3분기가 저점'이라고 하는 식으로 전망이 나왔는데요. 저점은 아직 안 나오고 있습니다.”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실이 계속 있었네..이런 상황이네요.
“그래서 반등 시점을 지금 못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L스마트폰이야 대부분 OLED로 전환된 상황이고, 결국 LCD 시장은 TV 아닙니까?
“TV, 노트북, IT 제품이 있을 것 같습니다.”
-IT 시장도 지금 많이 위축돼 있는 상황이잖아요. 믿을 건 결국 TV인데요. TV 시장도 블랙프라이데이도 다가오고 중국 광군제도 있고 해서 시기적으로 봤을 때 지금이 호황에 진입하는 시기 아닌가요?
“블랙프라이데이 앞두고 해당 물량은 선적이 끝났을 겁니다. 다음주가 월드컵인데 그에 대한 기대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올해 초부터 계속 안 좋은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까, 월드컵이 일주일 남았는데도 지금 얘기가 없는 거 보면 상황이 굉장히 안 좋은 것 같습니다.”
-원래 모든 산업은 '업 앤 다운', 계절적 호황기와 성수기들이 겹치기 마련인데요. 패널 같은 경우에는 스포츠 이벤트로 월드컵, 올림픽도 있고요. 이런 얘기들이 IR이나 컨퍼런스콜에서 꼭 나왔던 단골 소재 메뉴들이었잖아요.
“올해는 좀 힘들지 않을까 이런 반응이 좀 있습니다. 지금도 그런 얘기는 하고 있지만 (이제는) 더이상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월드컵도 금방 시작하니까요.”
-저희가 최근 보도했는데 CSOT(TCL) 회장이 한국에 왔었죠. CSOT나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대부분이 그렇습니다만, 정부 보조금이 없이는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상황인데요. 이 상태로 가면 중국 내에서도 여러 가지 M&A나 정리될 기업들은 많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그런 추정들은 많이 나오고 있긴 합니다. 중국 패널 업체 기준으로 본다면 LCD 공장도 굉장히 많이 늘렸는데 가동률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중소형 6세대 OLED도 더 이상 캐파를 늘릴 수 없을 정도로 투자를 많이 해놓은 상황이긴 합니다. 가동률이 떨어진 상황이어서 지금처럼 LCD랑 스마트폰이 안 좋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어떤 곳은 문을 닫지 않을까 하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작은 기업이긴 합니다만 로욜은 이미 파산 등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갔고, 그 다음은 HKC나 규모가 작은 순서로 될 것 같기는 한데요. 결국 소비 수요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지금 중국 경기가 너무 위축돼 있고 코로나19로 락다운도 많았거든요. 지금은 양적 완화나 봉쇄가 풀린다는 얘기도 있거든요. 어떻습니까?
“양적 완화는 코로나 첫해부터 해왔던 건데 지금은 인플레이션 상황도 심각하고, 소비 수요가 많이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수요)이 크게 반등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미 TV 시장도 지금 올해가 저점일 것이라는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죠. 보통 TV 시장을 2억2000만대 정도로 보는데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서 얼마 전 2억2000만대는 2026년 정도에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4년 남은 건데요. 계속 그렇게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 얘기이긴 합니다만,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때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상 최대였나요? 영업이익이 조 단위로 나왔었고요. 반대로 LG디스플레이는 엄청난 적자를 본 상황입니다. LCD 비중이 크기 때문이죠.
“LG디스플레이가 아무래도 지금 매출에서 절반 이상을 LCD에서 올리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TV 패널 가격 떨어지고, IT 패널 수요도 많이 줄었고요. 그리고 OLED TV도 역성장할 것 같습니다. 작년에 780만대했는데 올해는 700만대도 안 될 것 같습니다.”
-1000만대가 아직 안 되죠. OLED 시장은?
“안 됩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 합해도 안 됩니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아이폰 OLED도 좀 늦게 공급하게 되면서 실적이 안 좋았습니다.”
-LCD는 안 좋고 대형 OLED는 역성장하고, 중소형 OLED 생산 차질이라면요. 민감하지만 구조조정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LG디스플레이) 직원 수 변화를 좀 말씀을 해 주시죠.
“2019년부터 비교해드리자면 정호영 사장 취임 시점으로 본다면요. 2019년 9월 말 기준으로 2만9000명이었습니다. 그랬다가 2020년 12월 말 2만6000명으로 3000명 줄었는데요. 이번 9월 말 기준으로 다시 2만9000명으로 늘었습니다.”
-중간에 줄었다가 왜 다시 늘어난 겁니까?
“LCD 업황에 대한 대응일 수도 있겠습니다.”
-원래는 정호영 CEO 오기 전에도 이 회사 사정이 그렇게 썩 좋지는 않았잖아요.
“그렇습니다.”
-회사 관리를 위해서 투입된 CEO인데 바로 구조조정을 했죠. 이후 코로나가 터지면서 LCD 업황은 좋아졌고 직원 수는 늘었는데, 지금 다시 줄어드는(구조조정) 상황에 봉착한 거 아닙니까.
“2019년 영업손실이 1조3600억원이었습니다. 2020년에는 360억원 정도로 영업손실이 줄었고, 2021년 2조200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3분기 누적으로 1조2000억원 영업손실이 났습니다. 연간으로는 1조7000억원 영업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에 작년에 2조2000억원 벌었던 것에서 5000억원 남았습니다.”
-5000억원 남는 셈이네요.
“그래서 LG디스플레이가 실적 발표에서도 얘기한 게 있습니다. 국내 LCD TV 패널 라인은 예상보다 빨리 스크랩 하겠다고 얘기했어요.”
-예상이 언제였나요?
“내년 초였던 것 같은데요. 그걸 얼마나 앞당길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내년도 얼마 안 남았잖아요.
“얼마 안 남았죠. LCD 사업을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에 구조조정 인원 규모도 클 것 같습니다.”
-그러면 구조조정을 하면 어떤 식으로 할 거으로 예상하시나요?
“회사에서 이미 밝힌 내용대로 본다면 국내 LCD TV 패널 라인은 없앨 것 같습니다.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LCD 만드는데 거기서도 TV보다는 IT 비중을 늘릴 것 같고요. 거기에서 IT 패널 비중 늘리면서 중저가 제품 시장 공략하는 형태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광저우 LCD 공장은 8세대죠. 여담인데, 10세대 공장이었던 일본 사카이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중소형, 주로 IT 제품을 좀 많이 한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대형 세대면 큰 TV를 만들기 위해서 설계했던 공장들인데 지금 어떻게 보면 IT로 전환을 한다는 거 아닙니까?
“그게 중국 패널 업체들이랑 관련이 있는데요. 중국 패널 업체들이 10.5세대 (LCD) 공장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쪽에서 TV 패널을 많이 만들고 있고 8세대에서는 TV 패널을 잘 안 만들고 IT 패널을 만들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도 IPS 기술이라는 고부가 기술이 있긴 한데, 8세대에서는 IT 패널로 대응하는 것이 TV 패널로 대응하는 것보다는 좀 나을 수 있습니다.”
-나을 수도 있다는 말은 약간 고육지책으로 보이기도 하네요.
“그것도 있겠고요. LG디스플레이가 애플과 거래를 굉장히 많이 합니다. 그래서 2024년에 OLED 아이패드를 처음 내놓을 텐데, 그것과 지금 만들고 있는 LCD 패널 사업의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이게 수익성이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LCD를 한번에 다 정리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해가면서 애플이랑 대응하고 OLED도 해 나가는 식으로 연결고리를 찾아서 사업 구조를 재편할 것 같습니다.”
-우리 LCD 기업들, 특히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이번 고난을 잘 견디고 다시 한번 부흥기를 맞기를 기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기자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