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등 MLB 기판 수요 지속에 미-중 무역분쟁 반사이익
PCB 업황 꺾인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전년비 2배로 뛴 듯
이수페타시스가 미국 구글에 이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을 신규 고객사로 확보했다. 서버 등에 필요한 고다층 MLB 기판 수요가 견고하고,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반사이익을 이수페타시스가 입고 있다. PCB 업황이 꺾인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의 2배로 뛴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네트워크용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이수페타시스가 구글에 이어 엔비디아, MS, 인텔 등 빅테크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수페타시스의 기존 주요 고객사는 노키아와 시스코, 주니퍼, 아리스타 등 통신·네트워크 장비업체였는데 고객사가 다양해졌다.
이수페타시스가 고객사 외연을 확대한 배경에는 서버 등에 필요한 통신용 고다층 MLB(Multi Layer Board) 기판 수요 지속과 함께, 미-중 무역분쟁 영향이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미국 통신·네트워크 장비 업체가 자국 정책에 보조를 맞춰 중국 기판 업체 물량을 줄이고 있다.
이수페타시스는 구글과 엔비디아, MS, 인텔 등에 클라우드 서버 등에 필요한 고다층 MLB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일 인텔이 서버용 CPU 사파이어 래피즈를 출시한 것도 이수페타시스에는 호재다.
지난해 4분기 이수페타시스의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754억원, 영업이익 320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42% 많고, 영업이익은 2배로 뛰었다. 지난해 4분기는 세계적 소비수요 둔화로 PCB 전체 업황이 꺾인 시기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4772억원, 영업이익 863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38% 뛰었고, 영업이익은 560억원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1792억원으로, 전년 동기인 2021년 3분기 말 수주잔고 838억원의 2배를 웃돈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해 4월 543억원, 10월 410억원 등 모두 953억원을 MLB 부문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953억원 투자는 기존 고객사 대응이 1차 목적이지만, 구글 등 새로운 고객사 유치를 염두에 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발표한 투자(543억원)는 2024년 2월까지, 지난해 10월 발표한 투자(410억원)는 2024년 12월까지 집행된다.
이수페타시스가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회사 차원에서는 사업다각화 과제를 안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반사이익을 이수페타시스에 안기고 있는 고다층 MLB는 PCB 중에서 고난도·고부가 제품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2007년부터 사업다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16년째인 현재도 뚜렷한 해법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페타시스는 자회사였던 이수엑사보드를 통해 스마트폰 주기판(HDI)과, HDI에 반도체 공법을 일부 적용한 SLP(Substrate Like PCB), 연성회로기판(FPCB) 사업을 전개했다. 하지만 이수엑사보드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내면서, 2021년 상반기 이 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수엑사보드도 지난해 상반기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정기임원인사에서 이수페타시스 신임대표에 오른 최창복 대표가 사업다각화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수그룹은 지난해 10월 최창복 ㈜이수 전무를 이수페타시스 신임대표로 내정한 바 있다. 최창복 대표는 과거 이수페타시스에서도 6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창복 대표는 회사 PCB 총괄인 김성민 이수페타시스 부회장에게 보고하고, 다시 김성민 부회장이 김상범 ㈜이수 회장에게 보고하는 형태로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MLB는 12~18층이 중다층, 18층 이상이 고다층, 24층 이상이 초고다층으로 분류된다. MLB는 층을 높게 쌓으면서도 두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술력이 중요하다. 18층 이상 고다층 MLB 시장에서 이수페타시스는 미국 TTM에 이은 2위 업체다. 점유율은 TTM이 30% 초반, 이수페타시스가 10% 중후반이다. 다른 경쟁사는 중국 셴난(Shennan), WUS, 대만 GCE 등이 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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