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적자전환 등 수익성 악화된 매그나칩
재고 급증 및 가동률 감소로 일주일 간 휴무
연속성 중요한 반도체 공장으로는 이례적 결정
매그나칩이 오는 25일부터 1주일간 경북 구미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제품 판매가 부진하면서 재고가 급증하는데다,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데 따른 특단의 조치다. 구미공장은 전력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곳이다. 공정의 연속성이 중요한 반도체 공장 특성상 가동을 인위적으로 중단하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매그나칩은 경북 구미공장을 이달 25일부터 일주일 간 휴무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 기간에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제품 생산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그나칩이 가동률 하락과 함께 늘어나는 재고 부담으로 인해 2월 말부터 일시적으로 반도체 생산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전력만 넣어놓은 상태에서 대부분 직원은 휴무에 들어가는 식으로 팹 운영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그나칩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DDI와 전력반도체를 전문으로 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이다. 2003년부터 OLED DDI 개발을 시작했으며 2007년 첫 제품을 양산했다. 지난 2020년 SK하이닉스에 파운드리 사업부를 매각한 후 지금은 투트랙 전략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OLED DDI의 경우 팹리스(설계만 하고 생산은 아웃소싱) 형태로 운영하고 있으며 파워 디스크리트(discrete) 등 전력 반도체 제품은 구미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다.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곳은 매그나칩 구미 공장이다. 이곳은 8인치 웨이퍼 투입 기준 월 4만 장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한 번 라인을 멈추면 다시 가동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셋업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라인을 계속 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천재지변 등의 이유로 반도체 공장이 잠시 멈춘 사례는 있다. 2년 전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의 경우 겨울 한파에 따른 정전사고로 3일 간 공장 가동이 멈췄다. 이후 약 한 달 동안 생산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과 달리 매그나칩의 경우 인위적, 계획적으로 생산을 중단한다는 점에서 향후 라인을 어떻게 재가동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있을 것”이라며 “일반적인 경우가 아닌 만큼 생산 중단에 따른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동을 잠시 멈출 만큼 재고량이 많고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매그나칩이 특단의 조치를 취한 이유는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실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매그나칩은 지난해 매출 3억3700만 달러, 영업손실 524만 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8340만 달러에서 적자전환 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1분기 매그나칩 영업이익은 1287만 달러였다. 2분기 200만 달러 수준으로 급감하더니 3분기 약 1000만 달러 손실로 전환됐다. 4분기 역시 약 1011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문제는 매그나칩에만 국한된 모습은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8인치 웨이퍼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기업들은 가동률 급락에 따라 위기 극복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고심하고 있다.
매그나칩 관계자는 “25일부터 가동률 감소와 재고 물량 급증 등의 영향으로 일주일 동안 휴무에 들어가는 것은 맞다”며 “그 외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디일렉=강승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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