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 부문인 브랜드사업부 물적분할 안건 3월 주총에 부의
"순수 파운드리로 경쟁력 확보…팹리스 영역도 적극 확장할 것"
작년 9월 "분사 않겠다"던 입장 번복…"신설법인은 상장 않겠다"
"순수 파운드리로 경쟁력 확보…팹리스 영역도 적극 확장할 것"
작년 9월 "분사 않겠다"던 입장 번복…"신설법인은 상장 않겠다"
◆ "물적분할 안한다" 6개월만에 번복
이날 DB하이텍이 밝힌 분사 방식은 팹리스 부문인 브랜드사업부를 단순 물적분할로 떼어내는 형태다. 팹리스 관련 자산 및 인력을 떼어내 종속회사인 DB하이텍의 100% 자회사로 설립한다. 신설되는 분할회사명은 'DB팹리스'로 정해졌다. 분할기일은 5월2일이다. 물적분할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될 경우 DB하이텍은 '순수(Pure Play) 파운드리 기업'으로 남게 된다. 앞서 DB하이텍은 지난해 중순께 브랜드사업부 물적분할을 추진했다. 하지만 물적분할에 따른 기존 회사 주가가치 하락을 우려한 소액주주 등의 반발이 거셌다. 이에 지난해 9월26일 "설계사업 분사 검토를 포함하여 다양한 전략 방안을 고려했으나, 현재 진행 중인 분사 작업 검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DB하이텍은 6개월만에 결정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파운드리 사업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IT시장 침체로 인한 가동률 하락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어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비주력인 설계 사업을 병행하면서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고객들과의 이해 상충 문제를 적극 해결하고, 파운드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순수 파운드리는 글로벌 파운드리업계의 전략방향으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라며 "세계 1위 파운드리 대만 TSMC도 창업 이래 고객(팹리스)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경영 모토를 기반으로 시장 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사방식으로 물적분할을 택한 배경에 대해서는 "신설법인을 100% 자회사로 두면 실적을 모두 반영 받게돼 분사로 인한 매출 감소가 발생치 않는다"며 "오히려 기존 브랜드사업으로 인해 진출하지 못했던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신설법인의 신규사업 진출에 따른 실적 개선도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설법인의 경우도 반도체 사업경험이 풍부하고 업계 최고의 파운드리 역량을 갖춘 DB하이텍을 모회사로 둠으로써 안정적인 파운드리 공급망을 확보하는 등 시너지를 높일 수 있어서 진입장벽이 높은 팹리스 시장에 안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기석 DB하이텍 사장은 "글로벌 파운드리의 전략방향에 맞춰 파운드리와 팹리스 사업을 분리하여 각각의 전문성을 한층 높여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설법인 상장하지 않고, 주주친화 정책 펼칠 것"
DB하이텍은 작년 9월 정부의 일반주주보호 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분사를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분사작업 검토를 중단한 바 있다. 이번에 6개월 만에 물적분할을 다시 추진하게 된 것은 작년 말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등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공포되는 등 이제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갖춰졌다는 판단에서다.◆ 황규철 DB팹리스 사장 "제2 미디어텍으로 키울 것"
'DB 팹리스(가칭)'는 파운드리 사업 중심의 DB하이텍에서 분사함으로써 첨단 디스플레이 설계전문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그 동안 파운드리 고객의 기술유출을 비롯한 이해 충돌 문제 때문에 범용제품인 LCD 중심의 디스플레이구동칩(DDI)에만 국한할 수밖에 없었던 사업영역을 부가가치가 높은 OLED 구동칩으로 확장하고, 미니 LED TV 구동칩 등 고성능 반도체시장 진출도 노릴 수 있다. 또 시스템반도체 소재·장비, 팹리스, 파운드리, 세트를 아우르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여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정부 정책도 사업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B하이텍은 작년 5월 황규철 사장을 브랜드사업본부장으로 영입한 후 같은 해 말 브랜드사업부 CEO로 내정하고, 파운드리사업부와 브랜드사업부 각자대표체제를 출범시킨 바 있다. 이번 분사를 통해 사실상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사업부를 법적으로도 완전하게 분리하게 된다. 또 최근 설계 R&D 및 마케팅 인재 확보 등을 위해 사무실을 고객사와 협력사들이 밀집해 있는 판교로 이전하는 등 브랜드사업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황규철 DB 팹리스(가칭) 사장은 "모회사인 DB하이텍과의 시너지를 높여 '제2의 미디어텍'으로 키워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디일렉=장경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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