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8인치 파운드리 가동률 50%까지 하락
대만 UMC 고객 유치 위해 10% 가격 인하
삼성전자와 DB하이텍의 파운드리 가동률이 '70%' 선을 위협받고 있다. 최근 두 업체의 가동률이 7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역대급 호황을 누렸지만, 계속된 반도체 혹한기를 피할 수 없어서다. 일부 파운드리 기업은 고객 확보를 위해 가격 인하에도 나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2인치(300mm) 파운드리 평균 가동률이 70% 초반, DB하이텍의 8인치(200mm) 파운드리 평균 가동률이 60~70%까지 하락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풀가동에 가까웠고, 라인 배정에만 1년 이상 걸렸던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가동률 하락의 원인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IT 수요 감소를 꼽았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전방 산업인 스마트폰, PC, 가전 수요가 위축됐고, 최근에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던 서버 시장도 약화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1위 파운드리 TSMC의 가동률도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TSMC의 파운드리 평균 가동률을 70~75%로 추정되고 있다.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의 충격은 DB하이텍, 키파운드리, SK하이닉스IC, 매그너칩 등 8인치 파운드리 기업에게 더 크게 작용했다. DB하이텍은 60~70%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8인치 파운드리의 경우 가동률이 50% 수준까지 무너졌다.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수익 악화도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파운드리 업계 전반의 수익률 악화가 예상되고,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절반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파운드리 기업들은 가격 인하에 나섰다. 대만 파운드리 기업 UMC는 올 2분기부터 10% 가격 인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내 일부 파운드리 기업들도 최근 가격 인하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8인치 파운드리 업계 관계자는 “중소 파운드리 업체들 중심으로 현재 전략적 고객들을 대상으로 가격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이 일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율주행, IoT, AI 기술 등의 상용화로 반도체 사용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경기 침체 등으로 늦춰진 반도체 교체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정기봉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HPC, 데이터센터, 오토모티브 등을 중심으로 수요 및 시황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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