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에는 HPC·차량용 반도체 주도로 회복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업황 부진에 따라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가면서, 올해 반도체 시장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SEMI(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의 최신 '전세계 반도체 팹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팹 장비 지출액은 2022년 역대 최고치인 980억 달러에서 22% 감소한 760억 달러로 예상된다.
올해 팹 장비 지출액의 감소세에는 반도체 수요 약화와 모바일 및 일반 소비자용 전자기기의 재고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2024년에는 고성능 컴퓨팅(HPC)과 차량용 반도체 투자의 수요 강화로 팹 장비 지출액이 회복세로 전환돼, 2023년 대비 21% 상승한 920억 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짓 마노차 SEMI CEO는 "자동차 및 컴퓨팅 그리고 여러 어플리케이션의 수요가 전 세계 팹 장비 투자를 이끌 것"이라며 "이번에 발표한 자료와 같이 2024년의 21% 성장세가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대만이 팹 장비 지출액 최대 국가로 지속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대만의 팹 장비 지출액은 올해 대비 4.2% 증가한 249억 달러가 예상되며, 한국은 올해 대비 41.5% 증가한 21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로 팹 장비 투자에 제한이 생기면서, 2023년도와 비슷한 160억 달러의 규모로 3위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생산 능력은 2022년에 7.2% 증가한 후 올해 4.8%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에도 생산 능력은 5.6%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분야의 팹 장비 투자액은 2023년에 전년대비 12.1% 감소한 434억 달러가 예상되며, 내년에는 12.4% 증가한 488억 달러가 전망된다. 메모리 분야의 팹 장비 투자액은 전년 대비 44.4% 감소한 171억 달러가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282억 달러로 크게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메모리 분야와는 달리 아날로그 및 전력 반도체 부문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에 힘입어 2023년에 팹 장비 지출액이 1.3% 증가한 97억 달러로 예상된다. 내년 역 성장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발표에 인용된 SEMI의 팹 전망 보고서는 1470개의 생산 시설을 추적 조사하며, 여기에는 2023년 혹은 이후부터 생산을 시작할 142개의 새로운 시설도 포함한다.
디일렉=장경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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