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전한다. 마이크론은 최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HBM3E(5세대) 제품을 2024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초부터 양산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한다는 얘기다.  다만, 유의미한 점유율을 올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은 2024 회계연도 HBM 매출을 7억달러로 전망했는데, 이는 내년 글로벌 HBM 전체 시장의 10% 이하 수준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2023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4 회계연도 초에 HBM3E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의 자체 기준으로 2024 회계연도는 올해 9월부터 내년 8월까지다. 따라서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HBM을 본격 양산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와 HBM3E 제품 검증을 진행 중이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구체적인 HBM 매출 목표도 공유했다. 그는 "2024 회계연도에 7억달러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회계연도가 진행됨에 따라 (HBM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이 내년 초 양산에 돌입하는 HBM3E는 5세대 HBM이다. D램을 8단으로 쌓은 제품으로 24GB 용량 및 9.2Gb/s 속도를 지원한다. 경쟁사 HBM3(4세대) 대비 용량과 속도를 50%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HBM3E 양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이 각각 내년 2분기와 3분기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BM3E 양산을 시작해도 마이크론의 HBM 시장 점유율은 10%를 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HBM2E 제품 생산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HBM 시장 규모는 89억달러 수준이다. 트렌드포스의 시장 전망치 기준일과 마이크론의 회계 기준이 상이해 정확한 점유율 추산이 어렵지만 마이크론은 내년에도 HBM 시장 한 자릿수 점유율 유지에 그칠 확률이 높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HBM 시장 점유율로 각각 47~49%를 제시했다. 반면,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3~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 회계연도 매출 목표를 7억달러 규모로 언급했으나 주도권은 이미 경쟁사에 넘어간 상황"이라며 "(HBM) 공급업체 수 증가는 가격 프리미엄의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경쟁사 대비 수익성 개선 효과는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마이크론은 HBM3E 8단 제품에 이어 12단 제품 개발에 나선다. 먼저 내년 1분기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샘플링을 시작할 예정이다. 12단 제품은 36GB 용량을 지원할 예정이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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