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강도높은 조직개편 등으로 체질개선
내년 기대작 아이온2 부담 상승
인공지능 사업 등으로 해소 가능할까
엔씨소프트는 올해가 아닌 내년을 바라봐야 할 상황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국내 게임산업의 상징적인 회사 가운데 하나로 적지 않은 역할과 이정표를 세웠으나 신작 '쓰론 앤 리버터'가 흥행 참패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의 부진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2% 감소한 4209억원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은 96.9% 급감한 19억원이다. 일반적으로 게임회사의 영업이익률이 대략 30~40%인 것을 감안하면 10%에도 미치지 못하며 고전했다. 전망 또한 좋지 않다. 올해 '쓰론 앤 리버티'의 추정 매출은 1879억원으로 기존 예상됐던 3980억원에서 절반 가량 감소됐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강도 높은 조직개편을 진행하는 등 체질개선에 시동을 걸고 있다. M&A 전문가인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했으며 윤송이 사장과 김택헌 수석부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났다. 최고사업책임자 3인을 선임하고 주요 개발과 조직을 책임있게 담당하도록 정비했다. 최고사업책임자 3인은 ‘리니지’ IP 전반을 담당하는 이성구 부사장과 ‘아이온2’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백승욱 상무, ‘쓰론 앤 리버티’ 등 신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최문영 전무가 임명됐다.
또 아트 이노베이션 센터와 지식재산 빌리지 센터 등 조직은 대대적인 인사 발령의 대상이 됐으며 금융비즈센터 소속 직원들 역시 전환 배치 인사가 목전이다. 여기에 신작 ‘아이온 리메이크 TF’ 해체 소식은 게임 개발자의 거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주요 라인업은 '쓰론 앤 리버티' 글로벌 버전과 '배틀크러쉬', '프로젝트 BSS' 등 총 3종이다.
'쓰론 앤 리버티'의 국내 출시 버전은 확률형 아이템 이슈가 부각되면서 급격하게 서비스 정책의 변화와 수정이 이뤄졌다. 특히 자동전투와 자동이동 시스템을 제외한 것은 국내 이용자들에게 오히려 장애물로 작용했다는 평가였다. 글로벌 버전은 국내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고 해외 게임이용자들에게 익숙한 배틀패스를 핵심 과금모델로 채택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해외 퍼블리셔인 아마존게임즈는 세계 최대 PC 플랫폼인 스팀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등 콘솔 플랫폼으로 작품을 출시한다. 엔씨소프트와 아마존게임즈는 지난해 해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등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올해 북미와 유럽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겠다는 계획이다.
대전 액션게임 '배틀크러쉬'는 닌텐도의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와 스팀 등에 출시되며 '프로젝트 BSS'는 '블레이드 & 소울'의 세계관을 활용한 새로운 신작이다. 그러나 2종 프로젝트는 엔씨소프트가 추구했던 대규모 MMROPG가 아닌 캐주얼 장르로서 아무래도 무게가 떨어진다.
종합하면 엔씨소프트의 올해는 국내에서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든 '쓰론 앤 리버티'의 글로벌 버전에 의지해야하는 게 현실이다. 기대작 '아이온2' 등의 출시는 내년으로 예정 돼 있다.
한편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 사업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인공지능은 올해 산업계 전방위적으로 최대 화두이며 근미래의 중요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분야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1년 인공지능 TF를 출범시켰으며 13년이 지난 현재 NLP 센터, 인공지능 센터 등 2개 센터와 10여개 이상의 세부 인공지능 분야별 전문 연구 랩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 연구개발 인력만 300명에 이른다.
현재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바르코 LLM’을 공개하고 생성형 플랫폼 서비스 ‘바르코 스튜디오’도 개발했다. '바르코 스튜디오'는 게임 스토리 자동 생성과 디지털 휴먼 생성, 일러스트 제작 등 게임 제작 전반에 활용돼 할 수 있는 인공지능 도구다.
또 게임이 아닌 타 산업으로 확장해 항공기상청과 차량용 플랫폼, 자율주행로봇 등 여러 분야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스마트카 플랫폼 전문기업 오비고와 함께 차량용 인공지능 개인 맞춤형 기술 서비스 개발사업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인공지능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마케팅을 함께 진행한다.
엔씨소프트의 관계자는 "내부의 개발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며 개발자 역시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이번 조직개편은 전반적인 개발 시스템을 개선하고 바꾸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올해는 쉽지 않겠지만 내년을 기대하는 이유에 아이온2가 예정 돼 있기 때문"이라며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기본적으로 게임개발회사이고 게임개발회사의 프로그래밍 기술력은 타 IT업계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을 갖추고 있다"며 "게임에만 집중하지 말고 인공지능이 글로벌 핵심 이슈로 떠오른 만큼 이 분야로 사업을 더욱 확장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부진에서 탈출할 방법"이라고 밝히며 "이런 상태에선 아이온2에 올인하게 될텐데 그것은 올바른 리스크 관리로 보기 힘든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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