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수 코팅+히팅 기능의 사계절 전천후 제품"
올해 800만화소 차량 카메라모듈도 양산 계획
"이미지센서 제외한 나머지 부품 수직계열화"
COB 패키지로 글래스 2장→1장 줄여 빛 번짐↓
삼성전기가 렌즈에 쌓인 눈과 성에를 1분 만에 녹이는 차량 카메라 모듈 신제품을 연내 양산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삼성전기의 '사계절 전천후'(Weather Proof) 차량 카메라 모듈 신제품에는 물 흡수를 막는 '발수 코팅'과, 성에 등을 녹이는 '히팅' 기능을 적용했다.
발수 코팅은 발수각을 높이고 물방울이 렌즈에 접촉하는 면적을 줄여서 쉽게 날아가도록 만든 기술이다. 렌즈에 물방울이 있으면 차선 변경 등 주행안정성을 방해할 수 있는데, 이를 막으려 발수 코팅을 한다. 삼성전기는 "이번에 개발한 발수 코팅 렌즈는 시중에 판매 중인 기존 제품보다 수명은 6배, 내마모성은 1.5배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히팅은 렌즈 부분을 데워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기술이다. 삼성전기는 "히팅 기능을 적용하면 카메라 모듈 렌즈에 맺힌 눈이나 성에를 1분 안에 녹일 수 있다"며 "히팅 기능이 작동할 때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기술을 적용해 소모전류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덤프트럭이나 트레일러 등에는 4~5년 전부터 후방 카메라 모듈에 히팅 기술을 사용했지만, 이들 제품은 렌즈를 데우는 형태가 아니라 렌즈 위에 글래스 커버를 씌워서 데우는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기존 휴대폰 카메라 모듈에 이어 차량 카메라 모듈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휴대폰 카메라 모듈 고객사는 삼성전자 등, 차량 카메라 모듈 고객사는 테슬라와 현대차기아 등이다. 대신증권은 삼성전기 카메라 모듈 매출에서 차량용 비중이 2023년 10% 초반에서 2025년 24%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곽형찬 삼성전기 전장광학팀장 상무는 지난 14일 열린 카메라 모듈 설명회에서 "삼성전기는 이미지센서를 제외한 나머지 카메라 모듈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며 "렌즈와 액추에이터, 패키지, 소프트웨어까지 수직계열화했다"고 밝혔다. 곽형찬 상무는 "수직계열화한 카메라 모듈 업체는 세계에서 몇 안 된다"며 "차량 고객사가 삼성전기 기술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기는 차량 카메라 모듈의 칩온보드(COB) 패키지 공정을 직접 수행한다. COB는 인쇄회로기판(PCB) 위에 베어 칩(베어 다이)을 와이어본딩으로 연결한 뒤 몰딩하는 공법을 말한다. 곽 상무는 "COB 패키지는 일반 IT 제품에선 일반적 기술"이라면서도 "(차량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는) 이미지센서 업체가 패키지까지 마쳐서 납품하면 카메라 모듈 업체는 그냥 조립하는 경우가 많은데, 삼성전기는 COB 패키지를 직접 수행한다"고 밝혔다.
COB 패키지를 적용하면 이미지센서 부분 글래스를 2개에서 1개로 줄일 수 있다. 차량 카메라 모듈에 주로 적용하는 볼그리드어레이(BGA) 패키지는 '적외선(IR) 필터+커버 글래스'로 구성되지만, COB 패키지 방식에선 IR 코팅 글래스를 사용한다. 글래스 소재 IR 필터를 IR 코팅으로 바꾸면 글래스가 1장으로 줄어든다. IR 필터는 사람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은 통과시키고,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을 걸러준다. IR 필터는 렌즈와 이미지센서 사이에 부착한다.
곽 상무는 "이미지센서에 빛이 들어올 때 이미지센서를 보호하기 위해 위에 글래스를 하나 붙인다"며 "글래스가 빛을 98~99% 투과시키면, 나머지 1~2%는 반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사에 의해 빛 번짐(플레어)이 발생하는데, 글래스를 2장에서 1장으로 줄이면 빛 번짐 현상을 100% 극복하진 못해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래스 렌즈와 플라스틱 렌즈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렌즈도 기대요인이다.
차량 카메라에 주로 사용 중인 글래스 렌즈는 온도 변화에 민감하지 않고, 빛을 잘 투과하며 굴절률이 높다. 글래스 렌즈는 표면이 강해 흠집이 잘 나지 않고 열에도 강하다. 반면, 가공이 어렵고 무거우며, 쉽게 깨질 수 있고 제조원가가 높은 것은 단점이다. 플라스틱 렌즈는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가격과 경량화·소형화·형상자유도 등에서 유리하지만, 글래스 렌즈와 비교해 온도 변화에 따른 수축·팽창이 커서 굴절률이 변하고 성능 저하가 나타나는 것이 단점이다. 하이브리드 렌즈는 두 렌즈 장점을 결합하고 단점을 보완한 제품이다.
곽 상무는 "(카메라 모듈에 들어가는) 렌즈 개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빛을 많이 꺾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차량 카메라 모듈은 멀리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차량 카메라 모듈에서 렌즈 개수는) 설계에서 따라서 5~9장 들어가고, 최근은 8장 정도가 대부분"이라며 "차량 카메라 모듈용 글래스 렌즈는 모바일보다 크고, 정밀도가 덜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이브리드 렌즈에서 글래스 렌즈와 플라스틱 렌즈 비율의 경우, 플라스틱을 많이 쓸수록 열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설계는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수정한다"며 "글래스 렌즈를 적게 쓸수록 제조원가에서 이점이 있기 때문에, 플라스틱 렌즈를 많이 쓰려고 하지만, 설계에서 꼭 필요한 부분은 글래스 렌즈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 렌즈를 8장 사용하면 2~3장은 글래스 렌즈를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곽 상무는 "렌즈 구성이 변하면 카메라 성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삼성전기는 패키지 기술도 있기 때문에, 렌즈가 변할 때 패키지가 반대로 변하는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하이브리드 렌즈가 후방과 서라운드뷰모니터링 등 차량 카메라 모듈에 탑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800만 화소 차량 카메라 모듈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자율주행 기술이 발달하면서 차량 1대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이 기존 4~5개에서 20개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