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굴기 영향으로 국내 블랭크마스크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블랭크마스크 수출액은 256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76만달러)과 비교해 45.7%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수출액은 193만달러에 달한다. 전년동기대비 96.4% 급증했다. 블랭크마스크 전체 수출액 중 75.3%를 차지했다.
블랭크마스크는 노광 공정 시 회로도 역할을 하는 포토마스크의 원재료다. 고순도 쿼츠 위에 금속 차광막과 반사방지막을 증착한 후 감광액을 도포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여기에 반도체 회로 패턴을 새기면 포토마스크가 된다.
필름카메라의 필름과 유사하다. 블랭크마스크는 필름, 포토마스크는 상이 맺힌 필름으로 보면 된다. 이후, 포토마스크를 노광 장비에 장착하고, 레이저를 조사(阳光照射)하면 웨이퍼에 패턴이 형성된다.
블랭크마스크 수출액이 늘어난 건 중국 팹리스가 늘어나고, 중국 파운드리가 증설한 영향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 팹리스는 3541개로 집계됐다. 5년 전과 비교해 팹리스 기업 수는 2배 이상 늘었다. 포토마스크는 맞춤형 제품이다. A 제품 양산을 위해 만든 포토마스크 세트를 B 제품 노광에는 사용할 수 없다. 팹리스 기업 수가 늘어난 것에 비례해 블랭크마스크 수요도 증가한다.
중국 파운드리 기업의 증설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올해 중국 지역에서 16개 팹이 신규 가동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는 올해 8인치 웨이퍼 기준 월 생산능력(CAPA)을 100만장 이상 갖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주요 중국 파운드리의 경우 현재 80~90% 가동률을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와 다르게 중국 화홍반도체, SMIC, 넥스칩(Nexchip) 등 기업은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중국 파운드리는 레거시 반도체 위주로 생산 중인데, 여기에 한국산 블랭크마스크가 많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포토마스크에서 공급 부족이 발생했는데, 아직까지 정상화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증권업계에서도 마스크 공급 부족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경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기업의) 공격적 DUV 레거시 장비 확보로 마스크 공급 부족도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블랭크마스크 기업 에스앤에스텍의 올해 실적에 대해서는 매출 1792억원, 영업이익 31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엔펄스도 블랭크마스크를 생산 중이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