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하반기께 실제 칩 출시...데이터센터 등 공략
한진기 이음 대표는 9일 "이음의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스위치 칩 개발과 판매 오너십(소유권)은 모회사 파두가 가져가는 것으로 했다"면서 "이음이 CXL 스위치 칩 하드웨어 모델과 아키텍처를 정의하면 RTL(Resister Transfer Level) 코딩을 포함한 설계 전반과 (디자인하우스를 통한) 생산 주관, 영업 판매까지 파두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CXL 스위치 칩이 실제 나오는 시점은 3.0 버전이 상용화되고, 4.0 버전 사양이 확정되는 2026년 하반기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칩 판매 수익 공유 방법이나 생산처(파운드리), 칩 생산시 투입되는 비용 부담에 대한 세부 내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CXL은 PCI익스프레스(PCIe) 기술을 기반으로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그래픽처리장치(GPU) 간 빠른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고속 인터커넥트 기술이다. 산업계 표준이기도 하다. CXL 표준을 정의하는 컨소시엄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삼성전자 등이 회원사로 참여했다. 2019년 3월 발족했다.
CXL이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빠른 속도. 일반 서버용 DDR5 D램을 듀얼 채널로 구성했을 때 대역폭은 초당 51.2기가바이트(GB)다. CXL 2.0 버전의 경우 PCIe 5.0에 기반을 두고 있어 최대 초당 64GB 대역폭을 제공한다. 두번째는 유연성이다. CXL은 CPU와 GPU,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등 다양한 이종칩간 메모리 공간을 공유, 배분하고, 데이터 전송을 원활하게 해 다양한 작업을 동시 처리할 수 있다. 세번째는 확장성이다. 메인보드 슬롯 수에 확장 용량이 좌우되는 D램 모듈과는 달리 CXL은 메모리 공유 및 스위칭 기능을 활용해 여러 장치에 메모리 모듈을 더 많이 연결할 수 있다.
CXL을 활용하려면 이를 지원하는 CPU, GPU, FPGA는 물론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가 필요하다. 데이터센터처럼 메모리가 다량으로 꽂힐 경우에는 원활한 확장과 공유, 배분, 전송을 위해(CXL 타입3 구현) CXL 스위치 칩이 필요하다. 이음은 모회사 파두와 협력해 이 같은 스위치 칩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해외 기업 중에서는 브로드컴과 엔비디아로 인수된 멜라녹스가 관련 분야 기술 기반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아스테라랩스는 CXL 등 고속 인터커넥스 솔루션을 주력 제품군으로 지난 3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이 회사는 이미 인텔 서버칩과 상호운용성 검증까지 받는 등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대표는 "한국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솔루션 제품군 개발을 세계 톱 수준으로 잘 해왔고, 파두 역시 컨트롤러 등 칩 설계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 있게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CXL 시장이 크게 개화하는 시기는 PCIe 6.0 기반 CXL 3.0(초당 최대 256GB 대역폭)을 지원하는 제품군이 본격 출시될 때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인텔은 내년 하반기에 양산 예정인 신규 서버 CPU 다이아몬드래피즈에서 CXL 3.0을 지원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욜도 2022년 170만달러(약 24억원) 규모였던 CXL 시장이 2026년에는 21억달러(약 3조원)로 급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 이음과 파두는 시장이 개화하는 시기에 맞춰 칩 생산과 마케팅 활동을 병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파두는 이음의 스위치 칩과 더불어 독자 CXL 메모리 칩 솔루션 개발도 추진 중이다. D램 뿐 아니라 낸드플래시도 함께 활용해 용량당 가격이 낮고 전력사용 효율성이 높은 솔루션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스위치 칩과 묶음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음의 경우 스위치 칩 개발 외 독자 CXL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회사는 최근 오픈CXL이라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도 발족했다. 이 프로젝트는 하드웨어 직접 접근 없이 CXL 구성 요소를 시뮬레이션하고 테스트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 대표는 "CXL 스위치를 이용해 굉장히 다양한 환경의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면서 "이를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수익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기반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SK하이닉스 상품기획팀과 SSD 솔루션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지난해 10월에 실리콘밸리에 이음을 설립했다. 파두는 작년 10월 회사 설립과 동시에 54억원을 투자했고, 지난달 63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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