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하위 라인업용...전체 물량선 20~30%
제조원가 5~10% 절감 기대..."중화권 업체의 모듈 기술 향상"
삼성전자, 모듈 접합과 심리스 등 고부가 공정에 초점 맞출 전망
삼성전자가 사이니지용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모듈을 외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화권 업체의 마이크로 LED 모듈 기술력이 향상돼 삼성전자가 직접 모듈을 제작하는 것과 차이가 줄었다. 제조원가도 중국 부품이 낮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도와 중동 등 특정 시장을 겨냥한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하위 라인업용 마이크로 LED 모듈을 외주 생산하는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삼성전자 전체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라인업 물량 중에서는 20~30%에 해당한다. 마이크로 LED 모듈 외주 생산이 유력한 업체는 중국 BMTC 등이다.
삼성전자가 사이니지용 마이크로 LED 모듈 외주 생산을 검토하는 것은 제조원가 때문이다. 최근 중화권 업체의 마이크로 LED 모듈 기술력이 좋아져 삼성전자에서 관련 모듈 공정을 직접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 LED 모듈을 BMTC 등으로부터 조달하면 제조원가를 5~10% 낮출 수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가정용은 물론 사이니지용 마이크로 LED 제품도, 중국 산안이나 대만 플레이나이트라이드 등에서 마이크로 LED 칩을 조달한 뒤 전사(Transfer), 패키지, 모듈 공정까지 직접 진행했다.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중에서도 최하위 라인업 제품 10% 남짓에 대해선 제품 전체를 외주 생산했지만, 나머지 90%에 가까운 물량을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모듈 공정까지 직접 맡았다.
삼성전자가 사이니지용 마이크로 LED 모듈 외주 생산을 맡기면, BMTC 등은 인쇄회로기판(PCB) 위에 마이크로 LED 칩을 전사한 PCBA(PCB Assembly) 형태 모듈을 삼성전자에 납품한다. 삼성전자의 최신 가정용 마이크로 LED는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박막트랜지스터(TFT) 기반 제품이지만, 사이니지용 마이크로 LED는 아직 PCB 기반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하위 라인업 사이니지용 마이크로 LED 모듈을 외주 생산하면서, 모듈 접합과 모듈 사이 경계를 없애는 심리스(Seamless), 반사각 공정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 모듈보다 접합과 심리스 기술 등이 고부가 영역"이라고 밝혔다. 업체별로 마이크로 LED 칩 공급망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모듈 공정 이후 이러한 접합과 심리스 등 기술이 제품 완성도를 결정한다.
삼성전자가 현재 마이크로 LED 모듈 외주 생산을 검토 중인 20~30%의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하위 라인업을 제외한 나머지 70~80% 물량에 대해선 삼성전자가 지금처럼 모듈 공정을 직접 수행한다. 여러 업체의 모듈 기술력이 비슷해졌다고 해도, 여전히 마이크로 LED 제품에서 칩 전사 공정이 차지하는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마이크로 LED는 높은 가격 때문에 침투율이 낮다. 가정용 마이크로 LED 가격은 1억원을 훌쩍 웃돈다. 이 때문에 기존 액정표시장치(LCD)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적용하기 어려운 100인치 내외, 또는 100인치 이상 제품에 마이크로 LED가 우선 적용되고 있다.
중화권 업체의 마이크로 LED 모듈 기술력이 향상된 배경에는 선택과 집중이 있다. OLED 분야에선 한국 패널 업체가 앞서기 때문에,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 마이크로 LED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한국에서는 최근 정부 차원에서 마이크로 LED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당장은 중화권보다 열세에 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