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및 모바일 제품과 함께 성장했다."
김영재 대덕전자 대표는 19일 서울대 강연에서 "회사 인쇄회로기판(PCB) 기술력이 36년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수준으로 발전했다"며 이처럼 밝혔다. PCB는 반도체 등 각종 전자부품을 서로 연결하는 기판을 말한다.
김영재 대표는 "고객사인 삼성전자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이 성장하면서 대덕전자 PCB 회로폭도 미세화했다"면서 "PCB 회로폭은 회사에 입사했던 1983년과 비교하면 3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1983년 300마이크로미터(㎛)였던 PCB 회로폭은 최근 10㎛ 선으로 줄었다"면서 "반도체 기판은 15~30㎛, 플립칩은 10~1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대덕전자가 기술력에 자신감을 가진 시기는 최근 10여년간이다. 김영재 대표는 "2005년 이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국 제품이 일본을 넘어서기 시작했다"면서 "같은 시기 대덕전자도 첨단 기술력을 확보해 입사 당시 예상치 못한 수준의 PCB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는 일본 따라잡기가 목표였기 때문에, 현재 첨단 PCB 기술력을 확보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사 후 20여년은 모방의 역사였지만, 최근 10여년은 창조의 역사였다"고 회고했다.
대덕전자가 생산하는 PCB도 과거에는 단면과 양면에 그쳤지만 현재는 반도체 공법을 적용한 PCB 등 품목이 다양해졌다. 지난해 두 개의 기업이던 대덕전자와 대덕GDS가 통합한 것도 기술 융복합화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김영재 대표는 "최신 스마트폰에는 각각 12층과 8층으로 된 두 장의 PCB를 인터포저로 연결해 화투 조각보다 작은 크기의 PCB를 탑재하는 등 기술력이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년의 창조가 지난 뒤 최근에는 새 도전과제를 만났다. 고객사가 반도체의 첨단 나노 공정을 심화하는 동안 PCB도 회로선을 짧게 하고, 전력 소모를 줄이는 기술력 확보가 중요해졌다. 지난해 처음 역성장한 스마트폰 시장도 고민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기술 진화와 5G 등으로 새로운 스마트폰이 등장해 시장이 반등할 수도 있지만, 역성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성장이 멈췄다는 의미"라면서 "차세대 상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과의 무역전쟁에 대해선 유연한 사고를 강조한다. 김영재 대표는 "소재부품 국산화는 필요하다"며 "대덕전자도 PCB 국산화를 통해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일본에 의존하는 소재가 10개라고 가정했을 때 고객사와 함께 노력해 개발해야 할 품목은 50%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30%는 지금 시작해도 너무 늦어 사업가치가 없을 수 있고, 나머지 20%는 기술 독립이 불가능한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단일한 잣대로 모든 소재부품을 국산화하자거나, 반대로 국산화를 하지 말자는 주장보다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이 수출을 제한한 3개 품목이 1조원 규모라면 한국 반도체 산업이 해당 소재로 올리는 매출이 150조원"이라면서 "유연하게 사고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협조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정치와 경제를 섞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대표는 학생들에게 "한국은 반도체와 스마트폰 분야에서 절대적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아이폰 등 애플 제품에 탑재된 한국 부품도 어마어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능력과 열정을 겸비해 창의적으로 도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1965년 설립된 대덕전자는 2012년부터 삼성전자 부품협력사인 협성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영재 대표는 2004년 대덕전자 사장이 됐다. 회사 설립자인 고 김정식 회장은 지난 4월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