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협회 중심으로 논의... 뾰족한 해법 없어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폭스콘 광저우 10.5세대 LCD 생산라인 장비대금 지연과 관련 피해 업체들을 불러 공동 대응 방안을 최근 논의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그러나 업체별 자금사정, 계약방식, 대금금액 등 상황이 달라 통일된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원형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본부장은 "현황을 파악 중"이라며 "그동안 꾸준히 교류해온 중국 디스플레이업계와 달리, 대만 쪽은 업체와 협회 등 알아볼수 있는 통로가 없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상장업체 같은 경우 주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더 조심스럽다"고도 했다.
지난달말 협회 주관 모임에는 장비업체 7곳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업체 5곳은 SFA, 탑엔지니어링, 디엠에스, 디아이티, 로체시스템즈이고 비상장업체 2곳은 KC이노베이션, 나노프로텍이다. KC이노베이션은 디스플레이장비업체 케이씨텍의 계열사다. 모임에 참석하진 않았지만 상장업체 제우스도 광저우 10.5세대 LCD 생산라인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비대금 지연 문제는 대만 폭스콘이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짓고 있는 10.5세대 LCD 생산라인이 예정 양산일정이었던 올해 10월을 넘기면서 불거졌다. 대만전자장비산업협회(TEEIA)는 당시 "대만 업체의 미수대금과 미선적 장비가액이 100억대만달러(약 3800억원)가 넘는다"며 지난달 3일 간담회를 계획했었다. 이후 폭스콘 측이 개별접촉 의사를 밝혀 간담회는 취소됐다.
지난달 7일 폭스콘의 일본 자회사격인 SDP(사카이디스플레이)는 "대만업체 미수대금은 84억대만달러(3200억원)"라며 "대금은 지급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대만 업체 가운데 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일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당초 구매 계약에 따라 대금을 지급할 것"이라고도 했다. 국내 장비업체 관련 내용은 없었다.
SDP는 폭스콘 10.5세대 LCD 생산라인 운영법인인 사카이SIO(超视堺国际英文科持广东)의 최대주주다. 사카이SIO는 당초 구매 계약에서 1단계 투자 장비대금의 6% 인하, 2단계 투자 대금의 12% 인하를 대만 장비업체뿐아니라 국내 장비 업체에도 요구하고 있다.
국내 장비업체 관계자는 "사카이SIO가 1단계 투자까지는 할 것 같다"며 "업체마다 자금사정, 계약방식, 대금금액 등 상황이 달라 자신들에 맞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DP는 지난달 발표에서 올해 10월 양산 일정을 6개월 미뤄 내년 4월에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했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홈페이지에는 지난달 초 "SDP 10.5세대 패널 생산공장 부도"라는 외신기사 번역 내용이 올라왔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대표는 "지난달초 SDP가 광저우 10.5세대를 부도처리했다는 얘기가 나왔었지만 확인해본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협회 제공 자료에 오역으로 인한 혼란까지 가중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국내 장비업체 관계자는 "사태가 벌어진지가 언제인데 이제서야 대응인가해서 알아보니, SFA 측에서 협회에 요청을 해서 만들어진 자리였다"고 말했다. SFA는 국내 최대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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