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 32주기 추모식 참석...상생 및 미래 비전 잇달아 제시
22일 국정농단 재판 파기환송심 2차 공판 기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 32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어 삼성전자 사장단과 오찬을 함께 하며 '상생'과 '미래' 메시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3년 만에 처음 호암재단 추모식에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해외 출장 때문에 참석 못 했고, 재작년에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돼 참석할 수 없었다.
추모식 후에는 행사에 참석한 삼성전자 전체 계열사 사장 50여명과 오찬을 가졌다. 이 부회장이 삼성 사장단 전체가 모인 자리에 참석한 것은 2010년 사장 취임 후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안팎의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흔들림 없이 경영에 임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선대 회장의 사업보국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또 "지금의 위기가 미래를 위한 기회가 되도록 기존의 틀과 한계를 깨고 지혜를 모아 잘 헤쳐 나가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서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자'는 상생과 '100년 기업 삼성을 위해 마음껏 꿈구고 상상하자'는 미래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와 세바스찬 승 프린스턴대 교수 등 인공지능(AI) 분야 석학과 만나 대화하는 등 삼성전자의 미래 비전을 찾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공지능 기술 동향을 공유하는 '삼성 AI 포럼 2019'을 열었다.
작년 초 경영 복귀 후 청년 취업을 위한 상생 활동으로 시작한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 프로그램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도 최근 1기 수료생 500명을 배출했다. 삼성전자는 연말까지 극자외선 (EUV) 반도체 생산 라인 건설 등에 12조원의 투자를 쏟아붓는다는 계획도 밝혔다.
3일 후인 22일에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 기일이 예정돼 있다. 22일 공판에서는 유무죄를, 내달 6일 공판에서는 양형을 다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대한 집행유예를 끌어낸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5일 열린 첫 공판 기일에서 사건을 맡은 정준영 서울고법 형사1부 부장판사는 "총수가 재벌체제 폐해를 시정하고 혁신경제로 나아가는 데 기여해야 한다"면서도 "심리 중에도 당당히 기업 총수로 해야할 일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부친 이건희 회장이 51세 때 신경영 선언을 한 것을 언급하며 "현재 같은 나이인 이 부회장의 선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