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XR 등으로 프리미엄 시장 장악
가격할인·캐시백 혜택 주효...현지 생산 확대
작년 4분기 애플의 인도 시장점유율 2% 회복
애플이 연간 20%씩 성장하는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판매가를 내린 아이폰XR 및 아이폰11이 애플의 인도 시장 점유율 회복을 이끌었다.
28일 복수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원플러스를 제치고 이 부문 1위로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500달러(약 58만원) 이상 제품을 말한다. 인도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은 3% 내외지만 연간 20%씩 성장하는 잠재력 때문에 주목받는다.
애플은 지난해 중반 2018년 모델인 아이폰XR 가격을 250달러(약 29만원) 내리면서 점유율을 크게 늘렸다. 애플은 지난해 초만 해도 2018년 모델인 아이폰XS 시리즈 등에 대한 부정 반응과 안드로이드폰과의 경쟁 심화로 출발이 좋지 않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1위는 삼성전자(36.0%)였다. 갤럭시S10 시리즈 판매 호조 덕분이었다. 애플은 원플러스(2위)에 이은 3위였다.
하지만 애플은 지난해 3분기 인도 프리미엄 시장에서 점유율 50.1%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원플러스 점유율은 각각 28.8%, 10.3%였다. 가격을 내린 아이폰XR은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팔린 아이폰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애플의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은 37.5%로 추정된다.
IDC는 지난해 4분기에도 아이폰 출하량이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도 애플이 지난해 4분기 프리미엄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이폰 가격 할인은 현지 생산 확대 결과다. 아이폰 완제품 수입을 줄여 20% 관세 부담을 덜었다. 폭스콘은 인도 남동부 첸나이(마드라스) 스리페럼부두르 공장에서 아이폰XR을, 위스트론은 인도 남부 벵갈루루 공장에서 아이폰7(2016년 모델)을 생산한다. 관세 부담을 피하면서 인도 판매가도 글로벌 시장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신제품 인도 출시 시기도 예년보다 앞당겼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11을 전작 아이폰XR보다 50달러 낮은 가격에 출시했다.
카운터포인트는 애플을 선호하는 인도 시장 수요가 여전하다면서 애플의 가격 할인과 캐시백 전략이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도 시장은 가격에 민감하다고 덧붙였다.
애플의 인도 마케팅 초점도 구형 아이폰에서 신제품 쪽으로 선회했다고 현지 언론은 평가한다. 예년 같았으면 아이폰7(2016년 모델)과 아이폰8(2017년 모델) 등에 집중됐을 마케팅이 아이폰XR과 아이폰11처럼 최근 생산된 아이폰에 주력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저렴한 구형 모델보다 아이폰XR을 택하면서 애플 매출도 덩달아 늘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로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를 회복했다. 수치 자체는 높지 않지만 전년비 41% 늘었다. 지난해 애플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2%다. 인도 전체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1억5800만대 중 190만여대에 불과하지만 2018년보다 소폭(6%) 상승했다. 2018년 애플 점유율은 1.0% 미만으로 떨어진 바 있다.
애플은 3월 출시 예정인 저가형 아이폰9(가칭)으로 프리미엄 시장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아이폰9은 아이폰8 디자인에 아이폰11의 프로세서와 소프트웨어를 탑재했다.
한편 인도는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비 7% 성장한 1억5800만대를 넘어서며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이 됐다. 인도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20% 중후반대여서 성장 시장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는 2017년까지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였지만 2018년 샤오미에 1위를 빼앗겼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샤오미를 바짝 추격했지만 하반기에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19%)는 비보(21%)에 밀려 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한해 전체 삼성전자 점유율은 21%로 2위다. 1위는 샤오미(28%), 3위는 비보(16%), 4위는 리얼미 (10%), 5위는 오포(9%)다. 상위 5개 기업 중 점유율이 전년비 줄어든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