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극재 기술 활용
포스코케미칼이 전기차(EV) 배터리 핵심소재 확보를 위해 중국 화유코발트와 양극재 원료인 프리커서(전구체)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전구체가 양극재 성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중국 의존도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화유코발트는 최근 포스코케미칼과 전구체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기간은 오는 2022년 12월까지다. 7만6300톤 규모로 올해 1만7850톤이 우선 공급된다. 구체적인 계약금액은 전해지지 않았다. 화유코발트 전구체 출하량과 매출을 고려했을 때 계약금액은 최대 76억위안, 우리 돈 1조3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지난해 포스코케미칼은 화유코발트와 양극재 합작사 절강포화, 전구체 합작사 화유포스코를 각각 설립했다. 이와 별개로 1조원대 규모의 전구체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은 양극재 증설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까지 광양에 연산 9만톤 규모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화유코발트 전구체는 2.5세대(젠2.5) N65(양극재 모델명)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에 적용된다. LG화학 전기차 배터리용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1월 LG화학과 3년간 1조8533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에 성공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양극재 성능과 가격을 결정하는 전구체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원료를 수입해 자체적으로 전구체를 만든다"며 "전구체는 양극재 기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설계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사실상 양극재 사업을 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구체는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를 만들기 위한 핵심소재다. 니켈, 코발트, 망간 황화물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전구체를 리튬화합물과 약 1:1로 섞어 NCM과 같은 양극재를 생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여러 기업이 양극재 사업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것도 전구체를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포스코는 그룹 방침상 원료 내재화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서 자체 기술 확보가 양극재 사업의 큰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