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올해 인도지역 사업 매출 목표를 우리돈 8500억원 수준(7억달러-8억달러)으로 정했으나 최저 4000억원 초반(3억5000만달러)까지 절반 이하로 최근 낮춰잡은 것으로 인도 현지매체 이코노믹타임스가 지난 27일 보도했다. 화웨이는 3년전인 2017년 인도에서 12억달러(1조4000억원)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인도에서 연구개발(R&D) 인력을 제외한 네트워크 지원, 장비 설치 등 현장 인력을 60~70% 감원하기로 했다. 중국과 인도의 접경에서 벌어진 유혈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장비와 서비스 수요가 급감한데 따른 조치라고 이코노믹타임스는 분석했다.
이코노믹타임스 보도 이후 "화웨이 인도법인은 절반이상의 인력을 감축한다는 기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영국 통신사 로이터가 해당 내용을 전했다. 그러나 매출 목표 수정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국내 화웨이 관계자는 "아직 사실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화웨이가 올해 매출 목표를 절반 가량으로 낮춰 잡은데 대해 이코노믹타임스는 "인도 통신업체 바티에어텔(Bharti Airtel)과 보다폰아이디어(Vodafone Idea)에서 신규 수주가 기대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티에어텔의 최근 통신장비 수주경쟁에서 스웨덴 에릭슨이 화웨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티에어텔과 보다폰아이디어는 그동안 이동통신망에 화웨이 장비를 써 왔다. 2곳은 최근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이른바 '5G 클린 이동통신 업체(Select 5G clean telecommunications companies)'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삼성전자 통신 장비로 4G 통신망을 구축한 인도 릴라이언스지오(Reliance Jio)를 포함한 이동통신업체 24곳이 5G 클린 이동통신 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통신망에 중국 화웨이와 ZTE의 장비를 쓰지 않는 곳이다.
인도 이동통신시장은 릴라이언스지오가 가입자수 점유율 30% 초반으로 1위를 차지하고, 바티에어텔과 보다폰아이디어가 근소한 차이로 각각 20% 후반으로 2, 3위다. 2017년 3월 릴라이언스의 인도내 가입자수 점유율은 9%였다. 이후 가입자수가 급증하며 작년 11월 32% 점유율로 처음 1위를 차지했다. 1위에 오른 이후에도 가입자를 늘려 점유율을 계속 높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릴라이언스지오외에 다른 이동통신업체에 장비 공급을 타진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릴라이언스지오가 삼성전자 통신장비로 대부분 구성한 4G망으로 급성장한 만큼 다른 업체들도 5G에서 삼성전자 장비 채택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5G 클린 이동통신 업체 24곳은 △버라이즌(Verizon, 미국) △AT&T(미국) △스프린트(Sprint, T-모바일에 인수) △GCI(미국) △로저스(Rogers, 캐나다) △벨(Bell, 캐나다) △텔러스(Telus, 캐나다) △SKT(한국) △KT(한국) △NTT(일본) △KDDI(일본) △FET(遠傳, 대만) △중화전신(中華電信, 대만) △텔스트라(Telstra, 호주) △옵터스(Optus, 호주) △텔레너(Telenor, 노르웨이) △아이스(Ice, 노르웨이) △O2(영국) △오렌지(Orange, 프랑스) △텔레포니카(Telefonica, 스페인) △엘리사(Elisa, 핀란드) △텔리아(Telia, 스웨덴) △플레이(Play, 폴란드) △지오(Jio, 인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