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LCD 비중 줄이고 OLED 늘리고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지만 인쇄회로기판(PCB) 부품 공급사 비에이치 올해 실적은 크게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작년 대비 실적이 소폭 증가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아이폰 비중을 지속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비에이치는 애플 아이폰 OLED용 경연성회로기판(RFPCB)을 공급하고 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OLED 아이폰 비중은 2017년 14%, 2018년 31%에서 올해는 47%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이미 2017년부터 OLED 아이폰 생산량 비중을 늘려 왔다. 지난해 가을 출시된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아이폰XR 판매는 신통치 않다. 따라서 OLED 제품 비중 확대 전략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달 22일(현지시간) 2020년에는 애플이 아이폰 전 라인업에 OLED를 탑재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비에이치는 지난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비에이치 매출은 전년 대비 11.1% 확대된 7689억원, 영업이익은 22.1% 증가한 924억원이었다. 매출은 시장 예상치에 못 미쳤지만 영업이익은 대체로 부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이폰 출시 직후인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5% 줄어든 2256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7.8% 줄어든 331억원이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미 고객사(애플) 공급 물량이 예상보다 적어 매출은 줄었지만, 수율 안정화 등으로 준수한 수익을 올렸다”고 평가했다. 박형우 연구원은 “비에이치 경쟁업체는 생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사는 인터플렉스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무려 53.6% 줄어든 2364억원, 영업손실 464억원을 기록했다.
폴더블폰 출시는 비에이치 같은 부품 업체에 중장기로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폴더블폰에 들어가는 RFPCB 기판은 개발 난도가 높고 디스플레이가 커져 단가 역시 비싸다. 폴더블폰 세트당 RFPCB 가격은 일반 스마트폰의 두 배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해 폴더블폰 출시 이후 확산이 이뤄지면 비에이치도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1999년 설립한 비에이치 본사는 인천에 있다. 고객사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오포, 비보 등이다. 2007년 코스닥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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