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사장)는 29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텔 낸드사업 인수가가 전혀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인수가가 높다는 평가가 있다"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인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솔루션 역량과 무형자산 가치가 적절히 평가돼 도달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는 모바일 분야에 강점이 있는 반면, 인텔은 고성능 기업용 SSD 중심으로 제품군이 갖춰져 있다"면서 "양사 제품군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잘 매칭해서 포괄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차지트랩메모리(CTF) 방식을 활용해왔던 SK하이닉스와는 달리 인텔은 전통적인 플로팅게이트(FG) 방식으로 낸드를 생산해왔다. "기술 융합을 고려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이 대표는 "플로팅게이트만의 장점이 있다"면서 "인위적 결합보단 각 기술 장점을 잘 살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는 2021년 말까지 주요 국가로부터 승인을 얻어야 최종 완료된다. 인텔이 그 동안 연구개발(R&D)에 소홀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인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런 점을 대처할 수 있는 장치가 잘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가 최종 완료되면 중국 다롄 소재 인텔 공장에도 시설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키옥시아(옛 도시바)에 투자해놓은 자금을 꺼내쓸 가능성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새로운 협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투자를 한 것이기 때문에 전략적 관점에서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일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을 90억달러(10조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텔 비휘발성 메모리 솔루션 그룹(NSG:Non-volatile Memory Solutions Group)이 대상이다. 3D 크로스포인트메모리로 불렀던 '옵태인'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낸드 사업을 인수한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낸드플래시 단품 및 웨이퍼 사업, 중국 다롄 생산 공장(팹 68)이 대상이다. 인력과 지적재산권(IP)도 포함된다.
이 대표는 국내 투자와 관련해선 "M16 팹이 올해 완공되고 내년 상반기 웨이퍼 투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극자외선(EUV) 공정은 내년 중하반기부터 4세대 10나노 제품에 첫 적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