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00~1000억원 집행
미국법인 설립, 현지 공장 건설도 검토
에코프로비엠이 내년 시설투자(CAPEX) 규모를 올해 보다 두 배 이상 늘린다.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EV) 배터리 양극재 공급 물량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양극재 업스트림(원료생산) 사업을 위한 계열사 관련 투자도 이뤄진다.
4일 에코프로비엠은 3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시설투자액을 200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올해 시설투자액은 800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향 양극재 생산을 위한 CAM5 전환공정 투자와 CAM5-N 신공장 건설, 삼성SDI 전용 양극재 라인이 마련되는 CAM6 신공장 건설에 쓰인다.
양극재 종류를 바꿔 생산하는 전환공정, 신공장 건설이 먼저 이뤄진다. 올해 양극재 캐파(CAPA)인 5만9000톤이 내년까지 유지된다. 오는 2022년 CAM6 3만톤을 더해 캐파는 8만9000톤이 계획됐다. SK이노베이션 전용 양극재 라인인 CAM5-N 라인 투자 상황에 따라 총 캐파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양극재 생산을 위한 핵심소재 투자는 계열사가 대상이다. 에코프로비엠이 양극재 생산을 맡는다면 에코프로GEM은 양극재 원료인 프리커서(전구체)를 담당한다. 또 다른 원료인 리튬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양극재용 고순도 산소와 질소 생산은 에코프로에이피가 맡는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에코프로씨엔지에서 이뤄진다. 에코프로GEM과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각각 800억원, 에코프로씨엔지는 380억원이 투입된다. 내년에 모두 투자가 이뤄지지는 않는다. CAM5-N, CAM6 건설 상황에 맞춰 집행된다.
미국 법인도 마련된다. 첫 해외 거점이다.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인다. 박재하 에코프로비엠 상무는 "(미국 법인은) 사무소 형태로 마련되고 현지 정보 파악과 네트워크 확보, 연구·개발(R&D) 수주에 집중할 것"이라며 "고객 요청에 따라 생산 라인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배터리 셀 업체의 양극재 내재화 움직임에 대해선 "배터리 셀 업체가 양극재를 내재화해도 자체 경쟁력을 높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적으로 앞선 전문 양극재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양극재 핵심소재인 전구체도 향후 외부에 판매할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
에코프로비엠은 3분기 매출 2502억원, 영업이익 1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82% 급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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