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올해 9월 미국 이동통신서비스업체 버라이즌(Verizon)과 맺은 7조9000억원 규모 공급계약에 해당하는 통신 장비 생산을 이달 시작한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현재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6-7% 수준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두 자릿수까지 올릴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공급계약의 4세대(4G) 이동통신 장비와 5G 장비의 비중은 각각 절반이다. 소량으로 시작해 내년 2분기부터 생산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7조9000억원 계약 이전에도 소량이지만 버라이즌에 통신장비를 납품하고 있었다. 메인 공급업체로 인정받는 대형 공급계약은 이번이 처음이다.
버라이즌 장비 공급물량에 대한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부품 공급 업체의 매출은 내년 상반기에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기지국 장비 가운데 주로 라디오유닛(RU:Radio Unit) 구성 부품을 협력업체로부터 조달받는다. RU는 통신 단말과 무선신호를 주고 받는 부위다. 기지국 기준으로는 가장 끝단이라 엣지(Edge)나 엑세스(Access)라고 불린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RU의 안테나 주요 공급업체는 KMW, 에이스테크, 알에프텍, 기가레인 등 4곳이다. KMW와 에이스테크는 필터까지 공급하고 있다. 안테나는 무선신호를 수·발신하는데 쓰이고, 필터는 필요없는 무선신호를 거르는 역할을 한다. 필터의 기술 난도가 안테나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4G RU의 안테나·필터 대부분을 KMW와 에이스테크로부터 조달하던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5G RU의 안테나 모듈 공급업체에 알에프텍과 기가레인을 추가했다. 4G RU는 통상 안테나가 따로 탑재되는데, KMW와 에이스테크는 RU의 알루미늄 케이스에 필터를 달아 반제품 형태로 삼성전자네트워크사업부에 납품했었다. 5G RU에는 안테나와 필터가 통합돼 함께 모듈형태로 공급된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버라이즌에 5G 장비를 본격 공급하면서 내년 갈륨나이트라이드(GaN-on-SiC) RF 파워 트랜지스터 사용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과 올해 국내 이동통신서비스업체에 공급된 5G 장비는 GaN 소재가 아닌 LDMOS 소재 트랜지스터가 사용됐다. 국내 RFHIC가 삼성전자에 GaN 소재 트랜지스터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중국 션난(深南集成运放, SCC)과 후스(沪士电子厂, Wus)에서 통신장비용 PCB를 대부분 조달해왔지만, 국내 1위 PCB업체 대덕전자가 버라이즌에 공급되는 통신장비의 PCB를 상당부분 공급할 전망이다. 이수페타시스 역시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의 PCB 공급망 진입을 노리고 있다.
광트랜시버는 국내 1위 오이솔루션이 메인 공급업체다. 2위 라이트론도 적극 대응 중이다. RU의 알루미늄 케이스인 함체는 서진시스템과 글로비텍이 절반씩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