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목표치는 70%
중국이 목표로 내건 '반도체 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2025년 중국 반도체 자급률은 19.4%로 예상된다고 8일 발표했다. 중국이 정한 2025년 반도체 자급률 목표인 7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자급률은 15.9%였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1434억달러, 약157조원)에서 중국이 생산한 반도체는 227억달러(약 24조9000억원)로 조사됐다. 이마저도 중국 기업 매출은 83억달러(약 10조원)에 그쳤다. 나머지는 TSMC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인텔, UMC 등 중국에 반도체 웨이퍼 공장을 돌려서 나온 해외 기업 매출이다. 중국 기업 매출 83억달러 중 종합반도체업체(IDM)가 23억달러, SMIC 등 파운드리가 60억달러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IC인사이츠는 "중국 반도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다 해도 2025년 현지 기업 반도체 생산은 여전히 세계 시장의 약 10%만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2015년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중국제조 2025' 산업계획을 발표했다. 이러 일련의 계획을 종합해 '반도체 굴기'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핵심 설계 기술을 확보하고 칩을 자체 생산하겠다는 것이었다. 수입에 의존하는 반도체 자급률 목표도 2020년 40%, 2025년 70%로 정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화웨이, ZTE, 칭화유니, SMIC 등 반도체 기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10년간 1조위안(약 170조원)을 투자한다는 뜻도 밝혔다. 성사는 안됐지만 해외 반도체 기업 합병에도 적극 나섰다.
하지만 미국 제재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미국은 중국 반도체 관련 기업 제재를 한층 강화했다. 지난해 5월 해외 기업이 미국 기술과 부품을 이용한 제품을 화웨이에 수출할 경우 미 상무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12월에는 중국 파운드리 SMIC를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렸다.
업계서는 미국 제재로 중국 반도체 생산 기술력이 선두 기업을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운드리 경우 업계 1, 2위인 TSMC와 삼성전자는 10나노 이하 미세공정으로 칩 생산이 가능하지만 중국 SMIC는 14나노 공정까지만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10나노 이하 공정을 위해서는 네덜란드 기업인 ASML의 EUV 장비가 필요한데 이 장비를 들여놓기 위해선 미국 승인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장비 기술격차는 1~2년으로 좁혀졌다는 분석도 있기에 중국 반도체 산업 향방을 경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디일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