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뉴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회장은 25일(현지시간) EE타임스에 게재한 기고에서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시장 확대'라는 과실을 따먹기 위해서는 미 연방 정부의 과감한 투자 및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퍼 회장은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8% 증가한 440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인공지능(AI), 5G, 자율주행차, 청정에너지 등 반도체 응용 분야가 늘어나 올해도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8.4%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망대로 된다면 반도체 시장 규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게 되는 것이다.
뉴퍼 회장은 "반도체 수요 증가는 칩 개발 최전선에 있는 국가에는 희소식이 될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의 과감한 조치가 없다면, 다른 국가들이 반도체 시장 성장의 수혜를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쟁 국가 정부는 반도체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수 년간 칩 제조 및 연구에 과감하게 투자했다"고 말했다. 경쟁 국가란 중국을 지칭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칩 제조 부문에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연구에 대한 연방 정부 투자 역시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미국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비용은 다른 국가 대비 25~50%나 비싸다는 것이 뉴퍼 회장의 설명이다. 중국은 반도체 생산 기업에 무료 부지 제공, 세금 혜택 등 파격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미 정부의 과감한 조치가 없다면 증가하는 반도체 수요를 충족하는데 필요한 칩 생산이 해외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뉴퍼 회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반도체 생산 점유율은 37%에서 12%로 감소한 상태다.
지난 2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과 연구, 개발에 인센티브를 주는 법안(CHIPS for America Act)을 시행하기 위해 370억달러(약 41조2000억원) 예산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행정명령 서명 발표 직후 SIA 회장이 이 같은 기고를 게재한 이유는 지원 확대를 포함해 반드시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국내 전문가들은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