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공급망 비에이치와 영풍전자도 RFPCB 납품
OLED 아이폰 확대·삼성전기 사업 철수 가능성 탓
삼성전기가 올해 애플 아이폰 신제품에도 경연성회로기판(RFPCB)을 공급한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아이폰12 시리즈를 끝으로 RFPCB 사업 철수를 검토했지만 철수 시기가 연기됐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전기의 사업 철수 가능성이 열려있고 올해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할 아이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물량이 전년비 큰 폭으로 늘어 영풍전자가 RFPCB 공급망에 들어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하반기에 나올 아이폰13(가칭) 시리즈에도 RFPCB를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RFPCB는 OLED 패널과 주 기판을 연결하는 부품이다.
올해 나올 아이폰 신제품에선 상위 두 모델(프로 라인업)이 RFPCB를 사용한다. 나머지 두 모델은 멀티플렉스 방식 연성회로기판(FPCB)을 사용한다. RFPCB가 단단하고 접히는 성질이 모두 있어서 제품 설계가 쉽고 전기신호를 더 빨리 전달한다. 멀티플렉스보다 고부가 부품이다.
삼성전기의 RFPCB 사업 철수 연기는 공급망 내 요청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애플과 삼성디스플레이로선 비에이치와 함께 RFPCB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온 삼성전기가 RFPCB를 납품하는 것이 편하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납품하는 아이폰용 OLED 패널 물량은 역대 최대인 1억대 초중반대로 예상된다. 지난달 초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생산할 아이폰 OLED 패널이 지난해보다 22.8% 늘어난 1억1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동시에 영풍그룹의 FPCB 업체 영풍전자가 올해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RFPCB를 공급한다. 기존 공급망인 삼성전기와 비에이치가 올해도 RFPCB를 납품하지만 삼성전기는 올해 아이폰 신제품을 끝으로 이 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영풍전자는 지난 2019년 LG디스플레이를 통해 RFPCB를 공급했지만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맡은 아이폰 OLED 패널은 RFPCB 대신 멀티플렉스 방식 FPCB를 사용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영풍전자의 아이폰용 RFPCB 물량이 급감했다.
올해 RFPCB를 사용하는 아이폰 신제품 상위 라인업은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OLED를 적용한다. 전력 소모를 줄여 120헤르츠(Hz) 화면주사율 지원에 필요한 기술이다. 해당 모델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단독 공급한다. 지난해 아이폰12 시리즈는 5.4인치(아이폰12미니)와 6.7인치(아이폰12프로맥스)가 RFPCB, 6.1인치 두 모델(아이폰12·12프로)이 멀티플렉스 FPCB를 사용했다.
국내 인쇄회로기판(PCB) 업계에선 삼성전기가 RFPCB 사업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커지자 RFPCB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업체도 생겼다. 삼성전기는 고정비 등 부담으로 RFPCB 사업 적자 규모가 연간 500억원(매출 4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 취임한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이 RFPCB와 무선통신 모듈 사업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선통신 모듈 사업은 이미 켐트로닉스에 매각했다.
한편 옴디아는 지난달 초순 공개한 올해 아이폰 OLED 패널 공급량 전망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1억1000만대, LG디스플레이가 5000만대, 중국 BOE가 900만대를 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나온 아이폰12 시리즈 및 하반기에 나올 아이폰13 시리즈용 패널 물량을 모두 더한 수치다. 아이폰13 시리즈용 물량은 패널 양산에 들어가는 7월께는 지나야 최종 결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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